어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예비자 아이들을 위해 교리서를 만들고,
다음 달 영명축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그리고 교구의 문서를 번역하고,
신자분을 만나 면담도 하고,
저녁에는 축성을 갔다.
축성을 끝내고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사제관에 들어와 짧은 기도 후 잠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미사를 가기 위해 눈을 떴다.
눈이 떠진건지, 감긴건지 느낌이 없었다.
이상해 거울을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는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더니...
어제 늦게 저녁을 한 것이 이렇게 내 몸에서 결과를 맺었다.
오래간만에 부은 내 얼굴을 보았다.
신기했다.
눈이 없는 얼굴이라....
먹기는 입이 먹었는데,
눈 꺼풀만 살이 올랐다.
아마 눈이란 녀석이 입이 호식을 하는 것을 무척이나 샘냈었나 보다.
그래서 눈 꺼풀이 눈의 욕심을 잠재우기 위해 스스로 부풀어 올랐나 보다.
신기하다, 눈이 없는 얼굴.
우리들의 몸은 스스로 욕심을 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나보다.
욕심을 부리면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 우리의 육체는 알고 있기에,
스스로 욕심을 피하는 장치를 작동시켰나보다.
어서 이 두꺼워진 눈꺼풀이 가라 앉아야 하는데...
세상이 보이지 않아서 불편한 것이 많다.
눈이 욕심을 부려 다른 신체가 불편을 겪고 있다.
어제 조금만 먹을걸 하는 후회만 생긴다.
오늘 금요일.
모두가 욕심 부리지 않는 단식과 금육의 하루를 보내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