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vs 철없음..

2011. 7. 2. 오후 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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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자주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이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믿는 것입니다.
살면서 사람들 틈에 끼어 서로가 부대끼다보면 내가 순수하다해서 순수한 것이 아님을 금방 알게 됩니다.
오로지 나만의 결정 아니, 확신으로 순수하다 하는 것이라 그것이 설령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도
그 순수함은 자기확신의 함정일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특히나 합리적이지 못한 사고방식을 가진 우리 한국사람에게는 순수함이 순수하지 않습니다.
맹목적이다보니 같이 살아가는 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관용이 없습니다.
물론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같은 교회를 다니거나 같은 동문이거나
같은 고향사람이거나 하면 이상하게도 판단의 그물코가 넓어지거나 아예 없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의 순수함이 순수하지 않다고 믿습니다.
자기함정에 빠져 쳐다보는 하늘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순수하다고 믿는 확신의 뒤에는 반성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자기를 돌아볼 줄 모르는 순수함이 과연 순수한 것일까 질문을 하게 됩니다.
 
비평과 비판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죠.
과연 내가 가진 순수한 뜻 크게 말해 대의에 칼질을 할 사람이 과연 누구냐라고 생각한다면
이 사람은 대장노릇 좋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바로 비판이나 비평입니다. 우리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인데 무슨 비판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도움은 못줄 망정 왠 비판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순수함이 과연 순수함일까 돌아봅니다.
 
이곳 호주는 이기주의 사회입니다. 저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전체주의 사회라는
말은 아닙니다. 사회가 굴러가는 방향을 잡는데 어떤 곳에 중점을 두느냐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면
이곳은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기에 한국은 사회전체로 봐서 개인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희생시켜도 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이 다 반영되지는 않지만
듣고 기록하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것이 순수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공동체도 그 구성원은 사람입니다. 그 구성원이 느끼기에 잘못되었다 하면 잘못입니다.
대의가 거창하고 미래지향적이라 하더라도 비판이 많아지고 욕을 먹는다면 순수하지 못한 것이며,
어리석고 철이 없는 철부지이며, 무지한 무지랭이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한국사람들 자식교육에 목슴을 겁니다.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겁니다.그만큼 사회적
지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사회입니다. 단적으로 지금 이곳에서 제가 하는 건설쪽 일을 한국에서
하고 있었다면 손가락질 받을 것입니다. 이렇게 손가락질 받는 일을 어떤 부모가 시키려고 할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기를 쓰고 과외시키고 좋은 대학 보내려고 안달을 하는 것이겠죠.
이런 부모의 행동이 자식의 미래라는 대의를 위한다고 해서 순수한 것이 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죠.
행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가르치고 주입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사회가 이런 식으로 굴러가다보니 어떤 것이 순수한 것이고 어떤 것이 무지하며 철딱서니 없는 것인지
구분을 하지 못합니다. 이민을 와서 호주에서 살아도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외쳐도 말과 행동이 상대방이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렇지 않은 것이죠.
당연히 순수함과도 거리가 멉니다. 상황에 따라 사고방식이 변하는 카멜레온일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식이 좋으면 한국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저런 상황에서 호주식이 좋으면 호주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이것은 순수함이 아니라 짬뽕입니다. 우리 한국사람들 피의 순수함을 강조 많이 합니다.
역사 시간에도 한민족으로 오천년 역사를 지녔다고 가르치고 다른 민족과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것처럼
말을 합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공동체 생활도 마찬가지겠죠.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도 순수함을 내세웁니다. 너는 이단이고 나는
정통이라고 하며 박해하며 편가르기를 합니다. 비신자들에게는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협박하며 선교하고, 내가 신앙생활 하는데 주차 조금 잘못했다해서 문제될 것 없다고 말하고
이웃이 귀가 떨어지든 말든 상관없이 찬송가 부르고, 눈살 찌뿌리게 하고, 이런 것들이 순수하다고 믿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무지와 철없음의 대표적인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을 순수함이라 믿는 자에게는 비판과
비평이 주어져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피가 섞여야 하고 혼혈이 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곳 호주에서는 한국처럼 길거리에서 확성기를 이용한 전도를 하거나 이웃에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큰 죄에 해당하여 사법처리 되기 이전에 사회구성원 간에 지켜야 할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교육이지 않을까 싶네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는 교육이 한국에서는 뻥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잘 압니다. 교육내용과 실제가 다른
이중적인 것을 먼저 배우는 아이들이 삐뚤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것이 한국교육이죠.
장래 희망 직업은 거의 모두 사자 들어가는 직업이 많습니다. 살 맛 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직업이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연봉과 지위만을 탐하는 부모의 욕심이 반영된 것이 아닐런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순수함이 한국교육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닐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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