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안녕하십니까! 윤 신부님!!
제가 신부님께 쓴 편지를 읽으셨다면 참 지겨운 놈이라고 말씀하실 것 같아 조금은 낯이 붉어집니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걱정이 되고, 지난 세 번째 편지에서 제가 지적했던 것처럼 똑 같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 및 충심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그때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당사자입니다. 분명히 똑같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그것은 불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세 번째 편지에서 저는 두 공동체가 하나로 합쳐져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그것은 물과 기름을 섞는 것과 같음을 예를 들어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신부님께서도 이렇게 강변하실지 모릅니다. 그럼 나한테 폭언을 퍼부었던 그 사람과 그 말들은 무엇 이냐고. 물론 그것 또한 폭력입니다. 실제로 자주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쌍방 폭력이란 것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하는 폭력이지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저는 신부님께 그런 말을 했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랬을 것이라 믿습니다.
오랜 기간 폭력을 당해만 왔던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폭력 말입니다. 참았다 참았다 결국 터지는 그런 것이라 이해하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신부님이시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죄를 저질렀던 우리 형제들은 참회하고 있음을 압니다. 하느님 앞에 나가 오랜 기간 무릎 꿇고 그들의 죄를 사해달라고 청했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오늘 제가 다시 펜을 든 이유는 두 공동체가 하나로 합쳐져서는 안 되는 부연 설명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누군가 나를 욕하면 기분 나빠지고, 칭찬하면 우쭐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신부님께서도 마찬가지이셨습니다. 몇몇 신자들에게 사탄이 든 사람이라고 말씀 하셨었고, 저희 공동체를 한 때 공소라고 부르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제 기분이 좋았을까요? 좋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려 기분 나빴습니다. 저는 이곳 M/W 공동체가 집에서 아주 가깝기 때문에 이곳에 다닙니다. 그리고, 천만다행으로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형제, 자매님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있고, 이민생활의 어려움 앞에 섰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도움도 많이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이 공동체를 마치 이단분자들의 모임으로 매도하는 것을 볼 때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 머리 끝까지 가곤 했습니다. 제가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이 잘못된 일인지요. 신부님 말씀대로라면 정말 사탄이 든 것입니까?
한국에 SK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참 큰 회사입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인데, 이 SK의 성장 배경에는 큰 M&A가 두 건 있었습니다. 옛날에 대한석유공사라는 큰 회사가 있었습니다. 회사명에서 보듯이 공사였습니다. 유공이라고 더 잘 알려진 회사였죠. 이 회사를 당시 선경이라는 회사가 샀습니다. 이 때 사람들이 뭐라고 했느냐 하면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M&A의 뒤에는 아시다시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있습니다. 이 노 전 대통령의 사위가 지금 SK의 회장입니다. 이쯤 말씀 드리면 감이 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유공을 파는 것도 모자라 당시 한국통신 자회사이던 한국이동통신까지 선경에 매각합니다. 이런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있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 SK에서는 당시 이 일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과거 미화 작업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노른자위 회사를 두 개나 받고 지금의 그만한 회사가 되지 않을 회사가 몇이나 될 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이 정말 시대를 앞선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탁월한 선택은 선택입니다. 그것도 능력이겠지요.
우리 공동체와 별 관계도 없는 것 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훗날 지금 겪고 있는 멜번 공동체의 이 소란을 사람들이 뭐라고 이야기 할까 궁금해집니다. 아이반호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때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곁에 계신 요셉 신부의 죽음이 너무 당연한 것처럼 말을 합니다. 자기들의 선택을 따르지 않아 받은 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집니다. 시간이 지난 뒤 과연 이 사건을 사람들은 어떻게 정의할지. 과연 윤 신부님을 그 때쯤이면 어떻게 생각을 할지를요.
하나의 공동체를 바라는 아이반호 사람들을 보면 저는 이런 속담이 생각납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 그들은 이 속담을 믿고 있겠지요. 저는 이렇게 대답을 하고 싶습니다. 열 번 아니 백 번, 천 번, 만 번을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다고. 요즘은 당연히 모두 알고 있는 말 중에 “스토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말 누군가를 집요하게 쫓아다니고 귀찮게 하는 것을 말하죠. 그런데, 이 스토킹은 폭력입니다. 흔히들 남녀 관계에서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저는 여기 멜번에 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남녀 관계에서 한 쪽이 싫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짝사랑이란 것으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쫓아 다니거나, 위협을 가하거나 이상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하는 짓거리를 하는 바보들이 있어서 이 스토킹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생각합니다. 아무리 붙잡고 애원하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내가 널 좋아서 그러는데 그것이 어떻게 폭력이 되느냐고 강변합니다. 결국 철창 신세를 져야 조금 깨닫게 되는 중증 병입니다.
아이반호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이곳 M/W에 대한 짝사랑은 참 집요합니다.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쫓아다닙니다. 싫다고 분명히 그리고 오랫동안 의사 표시를 하는데도 막무가내입니다. 때로는 사실과 다른 편지를 써서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곳 저곳에 마치 자기가 누군가의 애인이나 남편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놈들처럼 이곳 공동체가 자기의 소유인 냥 떠들고 다녔습니다. 덩치가 분명 두 배 이상인 이 공동체를 먹으려고 합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엔 그것이 가능했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진짜 무식한 놈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기는 한국도 아니고 호주입니다. 꿈도 꿀 수 없는 일들이지만 그들은 한국에 대한 향수 아니, 박통 전통 노통 시절에 대한 향수를 그런 식으로 달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시절 한국에서 그렇게 했었는데 여기라고 그것이 안 될 이유가 없다 뭐 이런 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비유가 너무 거창합니까?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렇게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긴 시간 동안 그렇게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화합과 일치 꼭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긴 시간 동안 겪은 그 스토킹의 피해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마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 인지상정을 무시하지 마시고 보듬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새우가 고래를 먹는 일은 자연계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을 꾸미는 것은 오직 사람뿐 입니다. 그 결과는 체하는 것이 아니라 처절한 죽음입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하느님 앞에 서면 저와 똑 같은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처음에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그들 생각대로 밀고 나가면 됩니다. 여기는 여기대로 공동체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덧난 상처는 아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상처는 이제 성령 안에서 치유될 것을 믿습니다. 신부님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