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2011. 5. 31. 오후 1:52:03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본당에는 노인대학이 있습니다. 70이 넘으신 어르신들께서 풍선불기도 배우시고, 우리가락도 배우시고, 성서공부도 하십니다. 지난 성모의 밤 때에는 나비넥타이를 메시고, 고운 한복을 입으시고 합창을 해 주셨습니다. 늦은 나이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동창 신부님들 중에는 악기를 배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제 동창모임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동창신부님을 보았습니다. 아직 배우는 중이라고 하지만 듣기에 참 좋았습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삶의 활력을 주기도 하고, 도전의식을 주기도 합니다. 배움은 학교에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공자님은 ‘三人行 必有我師’라고 하였습니다. ‘3명이 길을 가면 그중에 한명은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마음을 열면 길가의 꽃에게서도, 하늘의 구름에게서도, 불어오는 바람에서도 배울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닫으면 아무리 좋은 글을 읽어도, 좋은 사람을 만나도 배울 것을 찾지 못합니다. 오늘 우리는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마리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엘리사벳은 찾아온 마리아를 축복하여 주었고, 마리아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찬가를 부릅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그러나 우리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어야 할 가르침입니다.

마리아는 유명한 랍비도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시골의 처녀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제지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비천함을 돌보신다고 말을 합니다. 하느님의 인자하심은 끝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비천한 이를 돌보시는 분,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주시고, 부유한 자는 빈손으로 내치시는 분, 교만한 자들을 흩어버리는 분”이 하느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어린 처녀이지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정도의 나이였을 때 중학생이었습니다. 중학생인 제가 마리아처럼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분명하게 인식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제생활 20년을 했지만 지금도 마리아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께 신앙을 고백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중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서 새 학기를 시작하시면서 들려주었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것은 ‘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목적은 성공하기 위해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공부의 진정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세상의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의 지식을 배웠어도 그것을 이웃을 위해서 나누지 않고, 베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공부의 진정한 목적은 ‘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것은 내가 배운 것을 사회를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해서 ‘마리아의 노래’를 불렀듯이 우리들 또한 각자의 노래를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이 나에게 어떤 분이신지를 고백하는 신앙의 노래를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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