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랑하는 어머니를 하느님의 품으로 보내드린 고인의 가족들에게 삼가 위로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인을 위해 연도를 해 주시고, 오늘 장례미사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인의 유족을 대신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시인 천상병은 ‘귀천’이라는 시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인은 죽음을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슬픔도, 사랑도, 이별도, 고통도, 기쁨도, 아픔도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을 것이라 말을 합니다. 추사 김정희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봄빛이 길어지면 푸른 풀이 돋아나고, 이슬은 굵어져 땅에 떨어지네!’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만 갈 수밖에 없다고 말을 합니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늙어 이슬방울이 땅에 떨어지듯이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죽음을 허무와 슬픔, 절망과 고통이라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믿고 사는 사람은 살아서도 영원한 생명을 맛보고, 죽어서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필순 아네스 할머니께서 이 세상의 소풍을 마치고 신앙 안에서 사셨기 때문에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리라 믿습니다.
남아 있는 가족들은 이제 서로 의지하면서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 필순 아네스 할머니께서 주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살았던 것처럼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웃을 돕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고인을 위한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인의 가족을 대신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필순 아네스와 죽은 모든 교우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