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학생들과 30일 피정을 할 때 ‘두개의 깃발’이라는 것을 묵상하게 됩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깃발이고, 다른 하나는 사탄의 깃발입니다.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에 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데 일상의 삶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은 화려하지도 않고, 재물도 적고,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에는 겸손, 십자가, 나눔, 희생, 양보, 봉사, 가난한 이, 헐벗은 이, 아픈 이들이 가득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기쁨, 감사가 있지만 그것을 깨닫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반면에 사탄의 깃발은 오늘 제1독서에서 본 것처럼 높이 솟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물이 있고, 쾌락과 즐거움이 있고, 끊임없이 올라갈 수 있는 욕망의 계단이 있습니다. 권력과 재물을 유지하려는 사람과 그 권력과 재물 때문에 착취당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성공이라는 마차에 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선택을 요구하십니다. 지금은 비록 꽃이 아니라도 험난한 세상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는 거름이 되는 길이 있음을 말해 주십니다. 세상은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사람,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아갈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말씀을 남겨 주신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톤즈 공동체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선종하신 고 이 태석 신부와 같은 분들이 그리스도의 깃발아래 서신 분들입니다. 이른 아침입니다. 나는 어느 깃발 아래에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