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게는 형이 둘 있고, 여동생이 한명 있습니다. 어릴 때, 형제들과 지내면서 제게 없는 것들을 가진 형제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큰 형은 예술적인 재능이 있었습니다.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닌데 그림을 참 잘 그렸습니다. 글도 잘 쓰고, 글씨체도 좋았습니다. 나중에는 음악도 하였습니다. 예술적인 감각이 적었던 저는 큰 형의 그런 재능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작은 형은 키가 컸습니다. 요즘은 다들 키가 크지만 제가 어릴 때 작은 형의 178은 무척 큰 키였습니다. 양복을 입어도 잘 어울렸고, 운동도 잘 했습니다. 저는 키도 작았지만 운동실력이 없었습니다. 달리기를 해도 꼴등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동생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아버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부모님께도 잘하는 동생은 지금도 부모님을 가장 자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예술적인 재능도 적었던 제가, 키도 크지 않고 운동 실력도 없었던 제가, 부모님께 다정하게 하지도 못했던 제가 신학교에 입학했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재능도 별로 없었던 저를 사제로 뽑아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할 일입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는 계속 하늘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목적지를 향해서 올라가기도 하지만 목적지가 가까워지면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의 눈에는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행기도 결국 모두 땅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는 재능이 많은 사람도, 많은 것을 가진 사람도, 부족한 사람도, 허물이 있는 사람도 어쩌면 다 사랑스러운 자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의 교만함이 때로 부족한 사람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열등감이 때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상대평가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능력, 실력, 재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경쟁과 발전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대평가에 익숙해져있습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 나보다 못하는 사람을 비교하면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위축되기도 합니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하느님 앞에 우리 모두는 절대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능력대로, 나에게 주어진 모습대로 그렇게 충실하게 살아가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어여삐 보시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하느님의 절대평가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와 경쟁하거나 싸우지 않습니다. 꽃밭의 꽃들은 서로 자기의 모습대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나리가 진달래가 아닌 것 때문에 시기하지 않습니다. 장미는 채송화를 보고 무시하지 않습니다. 모두 주어진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평화롭게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라는 밭은 서로 시기하지 않아도,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충분히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오늘 카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하였습니다. 만일 카인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상대평가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았다면 동생을 시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동생을 죽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카인의 마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평수를 가지고 비교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대학입학을 가지고 비교하기도 합니다. 본당 신자들의 숫자를 가지고, 본당의 헌금액수를 가지고 비교하기도 합니다. 남편의 수입을 가지고 비교하기도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앞에 내가 얼마나 충실한가입니다.
집채만 한 고래도 아주 작은 꼴뚜기도 저마다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표징을 원하는 바리사이파들을 만났습니다. 바리사이파들은 예수님을 비교하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모세보다, 엘리야 보다, 다윗보다 더 뛰어난 분인지 알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비교하는 마음으로는, 상대평가를 하는 눈으로는 사랑으로 오시는 분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월요일입니다.
비교하고 평가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하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2011. 2. 14. 오전 4: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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