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3주 금요일

2010. 9. 10. 오전 4:44:12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밤부터 비가 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비가 지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어제는 주님께서 ‘사랑’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흔히들 사랑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말에는 '좋아한다.'는 뜻을 가진 단어가 "사랑"이란 말 밖에 없지만 신약성경을 기록한 희랍어에는 사랑이란 의미를 가진 단어가 많이 있습니다. 희랍어에서 사랑이란 뜻을 가진 단어는 대체로 "에로스", "필로스", "아가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에로스의 사랑은 남자와 여자 간의 육적인 사랑을 말합니다. 이 에로스라는 말은 영어에도 그대로 파생되었는데 그래서 성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을 '에로틱'하다고 표현합니다. 또 남녀 간의 육체적인 사랑을 담고 있는 성인영화를 '에로영화'라고 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인 이 에로스의 사랑은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가지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노망이라고 말하는 사랑입니다.

다음, 필로스의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형제자매 간의 사랑, 또는 친구간의 사랑을 말합니다. 이 필로스의 사랑도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본능적이고 자연적인 사랑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식을 사랑하고 자기 형제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필로스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가페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에로스와 필로스의 사랑이 조건적이요 불완전한 인간의 사랑이라고 한다면 이 아가페의 사랑은 원수까지도 용서하는 무조건적이요 완전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여기서 필로스의 사랑과 아가페의 사랑을 비교한다면 많은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필로스의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형제자매 간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이므로 이 사랑은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사나운 짐승도 자기 새끼는 사랑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가페의 사랑은 남을 위해 자기 자신을 버리는 희생적인 사랑입니다. 아가페의 사랑은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용서하는 사랑입니다. 인간의 사랑이 조건적이요 불완전한 사랑이라면 아가페의 사랑은 무조건적이요 완전한 사랑인 것입니다. 이 아가페의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인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려면 인간의 사랑을 가지고는 안 됩니다. 바로 하느님의 사랑, 아가페의 사랑을 소유해야 합니다. 이 아가페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기에 우리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 사랑을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에서 출발해서 이타적인 사랑으로 끝나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절제하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의사는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돌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의사가 자신의 몸을 잘 돌보지 않는다면 아무리 의사라고 해도 건강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수사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본인도 법을 지키지 못하면 똑같이 수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의사, 검사와 같은 사람은 스스로 절제하고, 자신의 행동에 신중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더욱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먼저 너의 눈에 있는 들보를 빼내어라, 다음에 다른 사람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많이 배운 사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높은 관직에 있을수록 더욱 몸가짐을 조심했다고 합니다. 가족들 또한 아버지의 관직에 누가 되지 않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했다고 합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고위 공직자 자녀들의 특별 채용은 주님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기적인 사랑에 머물러서는 하느님께로 나가기 어렵습니다. 먼저 나 자신의 몸가짐을 바르게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댓글 1

  • 2010년 9월 10일 오후 1:13

    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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