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2010. 9. 3. 오전 3:11:38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태풍 ‘곤파스’가 지나갔습니다. 어제 새벽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벽산 아파트는 전기와 수도가 끊겼습니다. 성당 뒷마당의 나무도 뿌리가 뽑혔습니다. 전국적으로 태풍의 피해가 무척 컸던 아침이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의 하늘을 볼 때가 있습니다. 하늘은 더욱 파랗고, 공기는 맑고 깨끗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뉴스를 보니 태풍은 에너지의 흐름이라고 합니다. 태평양 넓은 바다에서 생긴 에너지는 극지방으로 가야하는데 다른 교통수단이 없기에 태풍이 되어 에너지를 극지방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태풍이 분다는 것은 지구가 살아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흐르지 않으면 지구는 죽은 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몸에 피가 흘러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 하겠습니다.

교회는 2000년 역사를 거치면서 교회 내부와 외부에서 거센 도전을 받았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적이 있었고,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으로 교회가 흘러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교회는 내부에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것은 깊은 산중에서 기도하던 수도자들의 힘이었습니다. 수도자들로부터 기도의 바람을 불었고, 영성의 바람을 불었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아빌라의 데레사, 로욜라의 이냐시오와 같은 성인들은 정체된 교회, 꽉 막힌 교회에 기도의 바람이 불게 하였습니다. 가난과 비움의 영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교회는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도전은 교회의 외부에서 올 때도 많았습니다. 신 중심적인 철학과 사상은 인간 중심적인 철학과 사상으로 변화되었으며,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은 인간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었습니다. 의학과 생명 공학의 발전은 평균수명을 길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교회에서 위로와 희망을 보기 보다는 과학과 인간의 이성에 만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유럽의 교회와 중, 남미의 교회는 거센 계몽주의와 인본주의 태풍 앞에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해도, 기술이 발전해도, 편리한 세상이 왔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고독하였고, 죽음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평화와 공존의 세상이 올 것 같았지만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졌고, 상대적인 가난의 벽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교회는 자아를 잃어버리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지난 50년 전에 있었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입니다.

개혁의 바람, 영성의 바람, 성령의 바람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였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우리 몸의 피는 흘러야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피가 흘러야 합니다. 기도의 바람, 영성의 바람, 나눔의 바람은 불어야 합니다. 그것이 새 가죽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살아있는 돌이 되어야 합니다.

댓글 2

  • 2010년 9월 3일 오전 5:06

    아멘!

  • 2010년 9월 4일 오후 10:18

    오늘 옥상을 치우는데 비가오고 물이고여있었는데 나뭇잎이 날아들어가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있었습니다. 무엇이든지 고여있음은 죽음을, 흐름은 생명을 줍니다. 성령의 바람으로 새로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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