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9주일

2010. 8. 8. 오전 4:58:18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가 올 여름 휴가의 절정이라고 합니다. 휴가 때는 즐거운 추억이 있고, 재미있는 일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휴가 때면 생각나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동창들과 휴가를 갔을 때입니다. 15년쯤 전의 일입니다. 동창들과 진부령의 알프스 콘도로 휴가를 갔었습니다. 동창 한명이 일이 있어서 나중에 오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창은 우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진부령을 진부로 알았습니다. 친구는 버스를 타고 오대산이 있는 진부로 갔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진부에 왔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콘도로 올라오라고 했는데 친구는 진부에는 콘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부령으로 온 것이 아니냐고 했고, 결국 친구는 진부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진부령까지 와야 했습니다.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일은 사목국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처음에는 용인에 있는 한화콘도에서 하기로 했는데 중간에 양평에 있는 한화콘도로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서 한 신부님께서 용인까지 갔다 왔습니다. 전달이 제대로 안된 것도 이유가 되지만 신부님께서는 볼일이 있어서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용인까지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라게 해 주려고 했다고 합니다.

용인에 도착해서 우리 이름을 말하니까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서 몇 호실이냐고 물어서 6222호라고 했더니 그 신부님이 6222호라고 프런트 직원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프런트 직원은 용인 한화콘도에는 6222호는 없다고 말했고, 드디어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신부님은 용인 한화 콘도 아니냐! 라고 말했고 우리는 양평 한화콘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신부님은 용인에서 다시 양평으로 와야만 했습니다.

저는 휴가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목표를 잘못 설정하면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욱 멀어지는구나!’ 사다리를 올라갈 때 내가 올라가고자 하는 담에 사다리를 걸쳐놓아야지, 엉뚱한 곳에 사다리를 걸쳐놓으면 나중에 다시 내려와야 하는 이치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로 세례를 받고 신앙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우리들 신앙의 꽃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웃에게 전하고, 우리들의 신앙생활은 그리스도의 삶을 이웃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 2독서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참 아름다운 신앙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 꽃은 이사악과 야곱과 그의 12아들로 피어났고, 바로 그들의 후손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 꽃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났습니다.

우리는 과연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가야할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진부와 진부령은 글자 하나 차이지만 전혀 다른 장소인 것처럼, 같은 한화 콘도이지만 용인과 양평은 전혀 다른 장소인 것처럼, 우리들도 신앙의 목적지를 정확하게 알고 가야 합니다.

신앙인이면서 근거 없는 이야기로 남을 욕하고, 헐뜯기도 합니다.
신앙인이면서 다른 사람의 재물을 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것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기도 합니다.
신앙인이면서 기도를 게을리 하기도 합니다.
신앙인이면서 남을 함부로 의심하고 약속을 어기기도 합니다.

진부에서는 진부령에 있는 우리를 찾을 수 없듯이, 용인에서 아무리 우리를 찾아보아야 찾을 수 없었듯이 결국 다시 진부령과 양평으로 차를 몰고 와야만 우리를 만날 수 있었듯이, 잘못된 신앙의 길로 가고 있다면 우리는 참된 신앙의 길로 다시금 우리의 삶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가진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라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듯이 함께 나누는 사람은 결코 신앙이 시들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는 늘 깨어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철에 홍수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우리는 늘 피해를 입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곤 합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듯이 신앙도 건강할 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받은 만큼 베풀라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 중에 하나가 암입니다. 이 암은 자기는 영양분을 받으면서 다른 세포에게 영양분을 주지 않는 세포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혼자 비대해지고, 다른 세포들의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고 합니다. 자기가 받은 만큼 베풀 줄 아는 신앙인은 결코 그 신앙이 시들지 않을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지금 나의 신앙의 꽃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면서 그리스도의 삶을 전하면서 활짝 피어있는지, 아니면 어느덧 나의 게으름과 나의 욕심과 나의 이기심으로 시들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댓글 2

  • 2010년 8월 8일 오후 5:59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아멘!!

  • 2010년 8월 12일 오전 10: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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