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신심미사

2010. 6. 5. 오전 7:45:47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거리마다 붙어 있었던 후보들의 ‘현수막’도 조금씩 걷히고 있습니다. 현수막의 숫자만큼이나 뜨거웠던 선거의 열기도 끝났습니다. 국민들은 선거라는 절차를 통하여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실행하고, 복지와 경제를 함께 아우르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쇠렌 키엘케고오르라는 철학자가 인생의 여러 단계를 언급하였습니다. 제1단계는 심미적 단계로서 쾌락을 중심으로 한다면, 제2단계는 윤리적 단계로서 양심을 가지고 살고, 제3의 단계는 종교적 단계로서 신앙으로 산다는 인생 제 단계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3단계가 따로따로 순차적이란 뜻으로 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쾌락 추구, 양심적인 윤리 의식, 신앙적인 삶이 한 인간에게 동시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의 차원에도 순차적인 단계 같은 것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지근한 신앙에서 점차로 뜨거워지는 단계 같은 것 말입니다. 또 신앙의 촉발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요한복음에는 7개의 표징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표징들은 우리들에게 참된 신앙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 기적(2,1-12)
왕궁 관리 아들의 치유(4,43-54)
베짜타의 중풍 병자(5,1-9)
빵을 많게 함 (6,1-15)
물위를 걸으심(6,16-21)
소경의 치유(9,1-12)
라자로의 부활(11,1-44)

표징은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남으로 인해서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표징은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표징을 통해 그분(표징을 드러내는)을 만나게 하고 그분과의 관계가 형성되어 믿음으로 인도하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한복음 2장에 나오는 혼인잔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가셨습니다. 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성모님의 부탁을 받으신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서 혼인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부탁을 받으시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구원의 역사를 시작합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에게 그와 같은 열정과 힘이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어머니의 마음이고,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성모님을 통해서 이런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6개의 항아리에 가득 찼던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시인 바이런은 ‘물이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도다.’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동을 주는 말입니다.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해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미사 때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가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미워했다면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싸웠다면 용서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망 중에서도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둠 속에 있었다면 주님을 만나 구원의 빛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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