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2010. 5. 26. 오전 6:50:39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월요일 아침,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입장 표명이었습니다. 북한의 도발로 인한 침몰이었고, 이는 남, 북의 기본 합의를 깨는 것이고, 정전 협정의 위반이며, 유엔 헌장의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입장은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것이며, 향후 개성 공단과 인도적인 지원을 제외한 남과 북의 관계는 북한이 사과 할 때까지 단절 될 것이라는 발표였습니다. 통일부, 국방부, 외교부는 후속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대통령은 담화문 말미에 우리 군에도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한반도의 정세는 긴장과 갈등의 폭이 더 커질 거란 생각입니다. 노태우 대통령 이후 20여 년간 이어져온 남과 북의 교류 협력은 새로운 냉전 상황으로 변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함께 해상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영해에서 우리의 군함이 어뢰에 의해서 피격당하고 침몰 당했다면 이는 심각한 안보의 위기입니다. 정부의 발표와 담화가 사실이라고 해도, 분명 안보의 허점이 있었고, 그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고, 책임자의 문책이 있어야 합니다. 군에서 경계에 실패한 것은 전투에서 패배한 것 보다 더 큰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 진단을 보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외형적으로 성장을 하였지만, 천안함의 침몰사고에서 보듯이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라고 이야기 합니다.
첫째는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여, 하느님의 뜻과 진리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일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재정의 3.88%만 불우 이웃돕기와 사회에 대한 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교회가 총체적인 인간과 세계의 해방을 위한 하느님 나라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영적인 구원을 위한 기관과 조직으로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안식일, 율법과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셋째는 기복적이며 내세지향적인 신앙으로 인해 개인의 영혼 구원에 치중하면서 세상에서의 책임과 공동체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점입니다. 사회적인 모순과 구조적인 악에 대해서 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넷째는 예수 그리스도는 영혼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분으로 경배될 뿐, 우리도 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모델로는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운동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조직으로 이해했고, 조직에서 높은 자리를 원했습니다. 그것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제자들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교회가 성장하고, 조직화 되면서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권위와 질서라는 이름으로 퇴색되고, 가려지게 됩니다. 정부가 담화문을 발표하고, 북한에 대한 재재를 가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 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멍 난 안보, 침몰한 안보에 대한 뼈저린 자성과 책임 또한 있어야 합니다. 지키지 못하는 안보는 유리그릇과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대결과 갈등, 긴장과 비방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진리에 순종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게 되었으니,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은 썩어 없어지는 씨앗이 아니라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 곧 살아 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새로 태어났습니다. ‘모든 인간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지만,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머물러 계시다.’ 바로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 전해진 복음입니다.”

당분간은 계속될 긴장, 갈등, 대결의 국면이 앞으로는 대화, 타협, 협력의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 1

  • 2010년 5월 27일 오후 4:53

    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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