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신비로운 장미 꾸리아는 ‘춘천 겟세마니 피정의 집’으로 피정을 갑니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모님과 함께하는 피정이니, 비가 온다 할지라도 많은 은총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내리는 빗방울이 다 하느님의 사랑이라 생각하면 그 또한 기쁨입니다. 피정 중에 레지오 단원들께서 좋은 말씀을 묵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기념일입니다. 30년 전에 있었던 광주 민주화 항쟁은 50여 년 전에 있었던 5.16과 함께 상반된 평가를 받았던 날입니다. 어릴 때, 5.16은 민족과 나라를 위한 구국의 결단이었고, 혁명이었다고 배웠습니다. 부패한 정부를 바로 잡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군인들의 충정과 결의가 드러난 민족의 전환점이었다고 배웠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5.16은 정권을 잡으려고 했던 정치군인들의 군사 쿠데타였음을 알았습니다. ‘성공한 쿠데타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말처럼 50년이 지난 지금 과거의 일로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인의 말처럼 ‘다시는 그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더 나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5.18도 상반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의 사주를 받은 체제 불만 세력이 일으킨 폭동이었고, 그들을 강제로 진압한 군인, 총기를 발포한 공수부대는 정당한 작전을 수행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당시에 광주를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였습니다. 신문, 방송도 침묵하였습니다. 광주의 폭동을 진압한 군인들은 모두 승진하였고, 그들은 정치인이 되어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5공 청문회를 거치면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5.18은 폭동이 아니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투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사의 두 사건은 짧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상반된 평가를 받았으며 역사는 이를 새롭게 기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 인생의 기록도 어쩌면 상반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님으로 고백하는 예수님께서도 상반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신성 모독을 하였다는 죄목으로, 로마인들에게는 황제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죄목으로 십자가에 처형되었지만, 예수님의 죽음은 인류를 위한 속죄 제물이었으며, 그분의 희생으로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로 초대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충실하게 하였다고 고백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가르쳤습니다.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논에 심어진 모가 가을이 되면 풍성한 열매를 맺듯이 우리들의 신앙도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충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