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저녁 7시에 세례식이 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매주일과 목요일 교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과 박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을 알기 위해서 매주일 성당에 와서 교리를 받으신 분들께도 축하를 드립니다. 이분들이 성당에 와서 교리를 배우고, 하느님을 알 수 있도록 성당으로 이끌어 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선교하는 분들에게 큰 상을 주실 것입니다.
본당에서는 성당에 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방문교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92세의 할머니를 위한 방문교리가 있었고, 할머니의 댁에 가서 세례를 드렸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하느님을 알게 된 할머니께서는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앞으로 매달 봉성체를 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올해 65세인 형제님을 병원으로 찾아가서 세례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병으로 몸의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시는 형제님은 이제 말을 하시기도 힘들었습니다. 형제님과 필담을 나누었고, 형제님께서는 세례를 받고 싶다고 하셔서, 세례를 먼저 주었고, 어제부터 교리교사가 병원엘 방문해서 보충 교리를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싶어도 너무 연세가 많아서 힘드신 분도 있고, 이제 하느님을 알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도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어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축복입니다. 흔히들 이렇게 말을 합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맞습니다.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할 때 단체 활동도 하고, 미사참례도 열심히 하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몸이 아프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그것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제, 몇몇 분들과 함께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미 만들어진 만두속을 만두피에 넣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것은 속이 너무 적게 들어갔고, 어떤 것은 너무 속이 많이 들어가서 속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제 만두를 만들면서 앞으로는 만두를 먹을 때, 좀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세상에 쉬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상 시인은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전해 주었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지금 내가 만난 배우자가, 지금 내가 사는 동네가, 지금 내가 다니는 성당이 ‘꽃자리’라고 생각하면 우리들의 삶이 좀 더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둘째 동생은 더 좋은 자리를 생각하면서 아버지에게 재산을 나눠 달라고 해서 집을 떠났습니다. 오랜 동안 생고생을 하고 난 후에, 자신이 떠나 온 집이 ‘꽃자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 포근한 집, 넉넉한 음식, 형제들이 있는 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는 둘째 아들처럼 다른 것들을 찾아서 떠나려고 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꽃자리에서 떠나게 합니까? ‘허영, 교만, 욕심, 명예, 권력’과 같은 것들이 우리를 꽃자리에서 끌어 내리려고 유혹합니다.
오늘 세례를 받는 분들은 진정 ‘꽃자리’를 제대로 찾아 오셨습니다. 지난 날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난 날, 어떻게 살았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리를 받아 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큰 아들은 꽃자리로 돌아온 동생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온 동생을 위해서 잔치를 베풀어 주는 것도 화가 났습니다. 사실 큰 아들은 ‘꽃자리’에 있었지만 그의 몸만 꽃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마음은 동생처럼 또 다른 곳을 향해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많은 부부가 큰 아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우리는 큰 아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았지만, 몸은 성당에 오지만, 우리의 마음은 세상을 향해 방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몸과 마음이 꽃자리에 있을 때, 우리는 여유, 인내, 관용을 보일 수 있으며, 참된 사랑과 용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