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덕담

2010. 2. 14. 오전 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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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오늘은 민족의 명절인 설날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덕망이 높고, 신앙심이 깊으신 '정 종상 프란치스코'형제님께서 좋은 말씀으로 덕담을해주시겠습니다. 덕담을 준비해 주신 사목회 부회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경인년 설날입니다. 먼저 형제자매님들과 가족 여러분들께 주님의 은총이 풍성하게 내리시기를 빕니다. 아울러 새해에 소망하시는 일 모두 주님의 뜻에 맞게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얼마 전 주임신부님께서 아무런 자격도 없는 제게 설날을 맞이하여 교우분들께 덕담을 드리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간곡하게 거듭 거듭 사양하였으나 신부님의 말씀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임을 해량(海諒)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금년은 경인년인 호랑이 띠인데 호랑 띠 중에서도 백호 띠라고 합니다. 옛날부터 호랑이는 돈과 부귀, 용맹, 장수를 상징한다고 하니 우리 본당 교우분들 모두가 호랑이처럼 용맹스러운 신앙생활은 물론 사회나 가정생활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인터넷에서 설날에 대한 어원을 찾아보았습니다. 설날의 어원은 ‘설다’ ‘낯설다’라는 말의 ‘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처음 가는 곳은 낯선 곳이며,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사람이겠지요. 따라서 새해라는 정신적 문화적 낯섦의 의미로 ‘낯 설은 날’로 생각되었고, ‘설은 날’이 ‘설날’로 바뀌어 졌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우린 ‘설날’하면 뭔가 새로운 한 해를 향해 계획을 세우고, 또 지난해에 못 다한 일이 있었다면 다시 설계를 하고 금년에는 꼭 실행에 옮겨 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렇고 보면 설날은 새로운 시작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 설에도 어느 형제분은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을 하시고, 어떤 형제분은 술을 좀 덜 마시겠다고 자신과 약속하신 분도 계시겠지요, 어떤 자매 분은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좀 열심히 해보겠다, 등산을 해 보겠다 하시고, 어느 분은 올해는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여 하느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신 분도 계실 것이고, 어떤 분은, 올해는 본당 단체에 들어가 교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번 해보겠다, 이렇게 다짐을 하신 분도 계실 것으로 압니다.

계획은 세우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실천하는 데서 더욱 빛이 난다고 봅니다. 예전에 저는 술을 무척 좋아해서 때론 과음을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곤 했었습니다. 그냥 술을 끊으려 하니 생각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재작년 6월에 큰마음 먹고 금주 선언을 하였습니다.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냥 말로만 술을 끊겠다고 하면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서 우리 본당 카페에 금주선언의 글을 올렸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여 제가 근무하는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금주선언의 글을 올렸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주임신부님께서 본당 카페에 올린 글을 보시고 ‘금주선언’ 말미에
“축하합니다. 기도 하겠습니다”라고 답 글을 올려 주셨습니다. 신부님의 기도 덕분인지 그 선언이 오늘 이 시간까지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형제자매님 중에서 아직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으신 분계신가요? 혹시라도 그런 분 계신다면 제가한 방법대로,
그 계획을 많은 사람들에게, 최소한 가족들에게 만이라도 선언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작심삼일이 아니라 저처럼 작심 이 삼 년 이상은 지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본당의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해야겠다.
새해에는 구역장, 반장을 시키면 기쁘게 봉사해야겠다.
새해에는 성경공부 반에 들어가 하느님과 더욱 가까이 사귐을 가져봐야겠다.
새해에는 레지오에 들어가 성당과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야겠다.
이렇게 무엇이든 계획을 세우고 선언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틀림없이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제가 서두에 말씀 드리기를 ‘새해엔 형제자매님들께서 소망하시는 일, 모두 주님의 뜻에 맞갖도록 이루어지시길 기도드립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바람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바람’이라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기도를 안 들어주신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오히려 우리의 영적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경우라고 합니다. 어린아이가 칼을 달라고 한다고, 어머니가 칼을 줄 수 없듯이, 우리의 기도 지향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으시겠지요.

기도는 사랑과 용서, 화해, 회개, 자비, 축복 등이 담긴 소망이라야만 주님께서는 ‘옳거니 너는 내가 사랑하는 내 자식이다’라고 하시며 기도에 응답을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 본당 교우들의 소망이 주님께서 바라시는 소망이라면, 새해의 소망은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기쁘게 들어주실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을 하나를 소개 해 올리겠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산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산은 단풍이 들어 온통 붉은 빛이었고, 어디선가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앞서가던 스승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따라오던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앞에 떨어진 종이가 무슨 종이냐?” 하고 묻자 제자는 그 종이를 주워 살펴보더니 “스승님! 향을 쌌던 종이 같은데요. 향냄새가 아직 묻어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스승은 조금 더 걸어가다가 이번에도 “저기 저 종이는 또 무슨 종이인가?”하고 묻습니다. 제자는 “아마도 생선을 쌌던 종이인가 봅니다. 아직도 비린 냄새가 가시지를 않습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제자의 대답을 들은 스승은 “보아라. 사람의 마음 또한 그 종이와 같다. 종이는 원래 깨끗하고 아무런 냄새도 없지만 무엇을 쌌느냐에 따라서 그 냄새와 쓰임새가 다르다. 사람 마음 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참된 벗을 사귀면 믿음과 선함이 따르지만, 악한 벗을 만나면 절로 사악해지고 재앙이 뒤따른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아야 하고, 선하고 어진 벗을 사귀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형제자매님! 그리스도 예수님의 향기를 풍기는 가톨릭신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흔히들 얘기하는 무늬만 신자, 발바닥 신자의 신앙인에게선 결코 향기가 날 수 없습니다. 무늬만 신자, 발바닥 신자란, 말로만 천주교 신자라고 말하면서 행동은 비신자만 못한 사람을 빗대어 하는 얘기입니다.

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고, 내 이웃의 불행을 내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돌봐주고, 상대의 잘못을 사랑으로 감싸 줄 수 있고, 항상 감사할 줄 알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말씀대로 사랑을 실천하며,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이런 신앙인에게서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가 납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도 주님께서는 저희에게 항상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깨어 있기 위해서는 항상 기도하고, 복음을 생활화 하고, 감사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신앙인에게서는 언제나 아름다운 천상의 향기가 날 것으로 믿습니다.

저희 본당 모든 교우들에게서도 아름다운 주님 사랑의 향기가 피어오르길 기도합니다.
우리의 모든 영광은 하느님께 돌려드리고, 땅에서는 주님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평화가 넘치는 한 해가 되길 간구해봅니다. 2010년 경인년 한해, 형제자매님들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다시 한 번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아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

  • 2010년 2월 15일 오전 11:43

    감사합니다...아멘!

  • 2010년 2월 16일 오후 4:47

    정말 정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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