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4주간 수요일

2010. 2. 3. 오전 6:37:36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내일은 입춘입니다. 아직 겨울 추위가 매섭지만, 봄이 온다는 뜻처럼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도연명은 歸去來辭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고, 앞으로 다가올 일은 추구할 수 있음을 알았노라. 사실 길을 잘못 들기는 했으나 아직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고, 지금이 옳고 예전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부가 내게 봄이 왔다고 알려주니, 장차 서쪽 밭에 할 일이 생기겠구나! 부귀는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요, 천국은 기약할 수는 없는 것이거늘.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다시 무얼 의심하랴!” 계절은 이렇게 다시 바뀌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봄을 맞을 준비를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니 하느님께 돌아가야 함을 늘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의 문학가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죄와 벌’이라는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남겨주었습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극심한 고독과 궁핍 속에서 자기를 나폴레옹에 비할만한 가치 있는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앞날의 자기를 빛내기 위해서는 하찮은 사람 한 명쯤은 희생시키고, 자기가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돈을 훔쳤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우연히 놀러왔던 노파의 여동생과 마주치게 되자 그 여자마저 죽입니다. 그러나 살인한 순간부터 마음이 불안과 후회로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그때에 집이 가난해서 술집에 나가고 있는 소녀 소냐를 알게 됩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마음이 착하고 아름다운 소녀에게 자기의 죄를 고백합니다. 소냐는 성경을 몇 구절 읽어주며, 자수를 권합니다. 결국 소냐의 말대로 자수합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징역형을 받고 새 출발의 희망을 품고서 시베리아 유형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소냐도 함께 그 길을 따라갑니다.”

소냐가 읽어준 성경은 요한복음 11장의 ‘라자로’의 부활입니다. 우리의 썩을 몸을 다시 살려 주실 분은 ‘예수님’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죄와 벌’이라는 순환 고리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실 분은 하느님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소냐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는 라스코리스코프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비록 죄 중에 있지만 우리들과 언제나 함께 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재앙을 내리신 것을 후회하시고, 백성을 파멸시키는 천사에게 이르셨다. 이제 됐다. 손을 거두어라.” 이것이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을 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이 세상을 오염시키는 것은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셨던 인간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 때문입니다. ‘시기, 질투, 교만, 인색, 탐욕, 욕망, 미움, 원망’과 같은 것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도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든 악한 것들이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밖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 내면의 갈등과 우리들 내면에서 나오는 악한 것들의 뿌리를 자를 때 비로소 회복되는 것입니다.

시비를 가리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검사, 변호사, 판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비를 가린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입니다. 오늘의 화답송은 이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죄와 벌’의 순환고리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죄를 용서받고 잘못을 씻은 이! 행복하여라, 주님이 허물을 헤아리지 않으시고, 그 영에 거짓이 없는 사람! 제 잘못을 당신께 아뢰며, 제 허물을 감추지 않고, ‘주님께 저의 죄를 고백하나이다.’ 할 때, 당신은 제 허물과 잘못을 용서하셨나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사람을 판단하고 판결하여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구원 문제를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댓글 3

  • 2010년 2월 3일 오전 7:13

    아멘!

  • 2010년 2월 3일 오전 8:55

    감사합니다. 아멘!!

  • 2010년 2월 4일 오전 10:4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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