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 한지고, 형제들이 함께 모여 오순도순 사는 것, 오직 하나 하느님께 빌어 얻고자 하는 것, 한 평생 주님의 집에 함께 모여 사는 것’ 시편은 형제들이 함께 모여 오순도순 사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말해 줍니다. 우리가 결국 얻는 가장 최고의 행복은 하느님의 집에 가는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가을 화창한 날, 우리는 본당의 날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금천 체육공원에서 본당 구역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미사를 함께 봉헌하고, 식사를 함께 하고, 게임을 통해서 친교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 보시기 좋은 일이고, 우리가 함께 하는 이곳이 바로 하느님의 집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둘이나 셋이 모여 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곳에는 나도 함께 있을 것이다.’ 오늘 수백 명 본당 공동체가 함께 모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이곳에 주님께서도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이 계시는 곳이 바로 주님의 집입니다.
지난번 차 동엽 신부님께서 ‘통하는 기도’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것, 하느님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이라고 하셨습니까? 희생, 나눔, 봉사, 사랑이 있지만 가장 바라시는 것은 바로 ‘선교’라고 하였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하느님을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을 하느님께서 가장 바라신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오순도순 함께 모여 주님의 이름으로 기쁘게 사는 것도 커다란 선교입니다.
지난번 피정 때, 몇몇 신부님들은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였습니다. 저도 예전에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붕어를 잡아다 약을 내리고, 혼자 사시는 어른들에게 나누어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어른들께서는 본당 신부가 낚시를 해서 잡은 붕어로 약을 내려주셨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낚시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붕어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낚시에는 요령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밑밥을 꾸준히 주어야 합니다. 밑밥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고기들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교를 할 때도 비슷합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나눔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닫혀있던 상대방의 마음이 열리게 됩니다. 예전에 체험사례를 발표하셨던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아직 신앙을 갖지 않았던 새댁에게 자주 찾아가서 살림살이의 요령을 알려주고, 바쁘면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하게 도움을 주니까, 결국 새댁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는, 같은 장소에 ‘찌’를 던져야 합니다. 밑밥이 쌓인 곳에 정확하게 찌를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손맛’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선교를 할 때도 비슷합니다. 선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조금 선교를 하다가, 어려우면 포기해서는 선교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형제님은 냉담 하는 분들의 주소를 찾았습니다. 매 주일 주보를 보내고, 이사를 가신 분들은 이사 간 주소로 주보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분의 노력으로 냉담 중인 많은 분들이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셋째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밤을 새워도 고기를 잡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그물을 던졌지만 밤새 한 마리도 못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찌를 바라보면서 끈기 있게 기다리면 찌가 높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선교를 하면, 결코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제가 알던 화양동 성당의 자매님은 결혼 생활 17년 동안 시부모님과 남편을 극진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 17주년 선물로 가져 온 것은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극진한 마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은 같은 신앙을 갖는 것이라고 하면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남편의 말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축복이 찾아 올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즐거운 모습이, 오늘 우리들의 참된 나눔이, 오늘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주님을 전하는 커다란 선교가 될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풍성한 결실을 맺는 계절입니다. 오늘, 본당의 날 축제를 통해서 친교와 나눔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