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

2008. 5. 16. 오전 8: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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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이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기도 지향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로 향한다는 것이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똑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다는 신앙 고백이기도 합니다. 삼위일체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끝없는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에서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잘 연기해 주고 있는 탤런트 김 혜자 씨는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특히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사람들은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발톱을 깎다가, 깊이 깎는 바람에 걸을 때 불편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어느 한 곳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온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도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친 아버지가 친 딸을 감금하고 아이를 낳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29년이나 감금을 했다고 하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미얀마에서는 태풍이 불어서 십만 명 이상이 죽었고 수백만병이 굶주림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해도, 미얀마의 군부세력은 구호품을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중국에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건물과 땅 속에 매몰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말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조류독감과 쇠고기 수입 협상’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닭과 오리를 기르는 사람들은 깊은 시름 속에 잠겼으며, 닭과 오리를 재료로 해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은 손님이 끊겨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아직 수입이 되지도 않았는데 ‘광우병’에 대한 걱정 때문에 한우 농가도 심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들 식탁에서 자주 오르는 닭, 오리, 쇠고기를 빼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라는 말인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이 미사를 함께 봉헌하면서 특별히 고통과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지치고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거센 폭풍우 뒤에 따사로운 해가 떠오르듯이, 어둠을 뚫고서 새벽이 오듯이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들 모두의 시름과 고통을 씻어주는 한줄기 빛으로 오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하느님은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야훼다. 야훼다. 자비와 은총의 신이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아니하고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신이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들 믿은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셨다.” 오늘 제 2독서에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모두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이십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그들의 삶을 통해서 성부이신 하느님, 성자이신 하느님, 성령이신 하느님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성부이신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신적인 권능으로 온 세상을 다스린다고 생각을 했고, 성자이신 하느님은 이제 우리와 함께 생활하시면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우리들 눈앞에서 보여 주시고 구원의 길을 몸소 걸어가심으로써 우리에게 삶의 희망을 주셨고, 성령이신 하느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고 은총을 주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초대교회의 신자들의 생각은 그들의 삶 각 부분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모일 때, 누군가가 아플 때, 누군가가 결혼을 할 때, 누군가가 세례를 받을 때 이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축복하고 찬미를 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요즘 무척 바쁘다고 합니다. 미얀마도 갔다가, 중국으로 다시 짐을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국제사회의 구호 단체들은 자신의 일처럼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재난과 사고의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록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 안에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류의 대한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신앙 안에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삶으로 실천하는 분들의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권위주의 적이고, 오직 자신만을 아는 남편이 어느 날 아내의 17년째 되는 결혼기념일에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선물로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런 불평 없이 17년 동안 남편의 말을 들어주고, 시부모님을 극진히 섬기며, 아이들을 잘 키워주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아내가 그토록 원하는 신자가 되기로 결정했다는 남편이었습니다. 저는 그 자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뭉클했습니다. 17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족들을 대했던 그 자매의 정성도 놀라웠지만, 완고한 남편을 부드러운 남자로 변화시켜주신, 그래서 지금은 구역장일도 열심히 하는 그 남편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의 힘에 놀랐습니다.
온갖 사건과 사고의 틈바구니에서, 마치 바위틈에 여린 꽃이 피는 것처럼 주변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이야기, 훈훈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입양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병들고 아픈 아이들을 입양해서 기르는 가족도 있습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기꺼이 장학기금으로 기부하는 어른도 있습니다. 30년 동안 참고 참아서 드디어 남편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린 분도 있습니다. 자칫 어둠에 가려, 세상의 기준과 세상의 논리에 가려서 아름다운 이야기, 훈훈한 이야기,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이 묻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은 결국 어둠을 이기는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다는 것을 우리는 신앙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삼위일체 교리의 신비를 우리의 이성으로 이해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삼위이신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삶을 본받고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께,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보여주시는 예수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시는 성령께 영원한 삶에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합시다.

 

댓글 1

  • 2008년 5월 17일 오후 12:49

    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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