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제 5주

2008. 4. 20. 오후 10:48:44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세례식이 있었고, 67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본당 공동체는 새 영세자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구역, 반 모임에서 기쁘게 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작년 9월 18일에 시흥 5동으로 왔으니까 이제 7개월이 넘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 교우들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비자 교리는 신부님께서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예비자 교리 반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을 했습니다. 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본당에서 교리 신학원을 졸업하셨거나,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고 신학적인 지식이 충분한 분들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4분의 교리교사께서 저를 도와주시기로 했고, 저는 이분들과 함께 지난 6개월 예비자 교리를 하였습니다. 본당 레지오에서 예비자 교리 봉사를 해 주셨기 때문에 아주 순조롭게 교리를 마칠 수 있었고, 어제 세례식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68명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본당의 많은 교우들이 예비자들을 성당으로 모시고 왔고, 입교할 수 있도록 권면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6월 달에 새로이 예비자 교리를 시작할 것입니다. 6월에 시작되는 예비자 교리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주변에 아직 신앙을 모르는 분들이 있으면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성당으로 올 수 있도록 권면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번 세례식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세례를 받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남편들은 아내의 지극한 사랑과 정성으로 성당에 나오게 되었고, 드디어 세례를 받았습니다.

제가 강론을 할 때, 강론대가 여러분 보시기에 왼쪽에 있으니, 주로 왼쪽을 보고 강론을 하게 됩니다. 한 교우분이 오른쪽도 보면서 강론을 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삼성산’성당으로 가신다고 했답니다. 이제 이쪽저쪽 다 보면서 강론을 해야겠습니다. 저는 참 행복한 사제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으니까요. 지난 화요일에는 용인 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었습니다. 주인께서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점심만 먹으로 갔는데 동동주를 공짜로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를 치료하려 치과에 가도, 머리를 손질하러 미장원에 가도, 약을 사러 약국에 가도 신자 분들이 하시는 곳엘 가면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거의 돈도 받지 않습니다. 참 사제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일에는 신학생 면담을 하러 신학교엘 갔습니다. 3학년인 신학생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질문을 하더군요. “신부님 사제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사제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건강입니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몸이 아프면 제대로 사목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체력을 키우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운동은 거의 체육학과 수준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둘째는 지식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신학, 철학, 성서, 심리학, 교리 교수법 이런 것들을 충실히 배우라고 했습니다. 군대 갔다 와서 좀 힘은 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셋째는 기도입니다. 정해진 기도 시간에 충실하고, 시간을 더 내서 따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했습니다. 기도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건강해도, 지식이 뛰어나도 금세 지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적 독서를 하고, 가능하면 일기를 좀 쓰라고 했습니다. 건강과 지식은 눈에 보이는데 기도는 분심도 들고 어렵다고 하더군요.

어제 세례를 받은 분들도, 이미 세례를 받아서 신앙생활을 하시던 분들도 어쩌면 이 3가지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진정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합병할 때 이야기입니다.
충청은행의 직원들은 합병하기 하루 전날 은행의 금고 비밀번호를 바꾸었고 자신들의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서 나누어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은행의 문도 열지 않았고 모두 도망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 한곳의 지점만 지점장과 모든 행원들이 정상 출근을 했고 다음 사람들에게 인수인계를 하였다고 합니다. 비밀번호를 바꾸고, 미리 퇴직금을 정산하고, 도망간 사람들은 모두 형사입건이 되었고 가지고 간 돈도 모두 회수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충실하게 출근하고 고객을 위해 은행 업무를 한 지점장과 행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두 하나은행에 다시 채용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지점장만은 자신은 이제 은행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만 두었고 행원들은 모두 ‘특채’되었다고 합니다. 내일 은행 일을 그만 두더라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충실하게 하였기 때문에 다시 특채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일들에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돈을 버는 일, 명예를 얻는 일, 권력을 얻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더 소중한 일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10년 벌 수 있어도 10년 동안 번 돈으로 잃어버린 건강은 살 수 없는데도 우리는 건강보다 돈을 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곤 합니다. 소중한 일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족을 돌보는 일, 건강을 돌보는 일, 이웃과 신뢰를 쌓는 일, 명상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일 등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주도적인 삶을 살면 여유가 생기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생기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끊임없이 주도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겠습니다. 제자의 배반에도, 유대인들의 조롱에도, 하느님의 무심함에까지도 예수님은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주도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하지만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너희에게 평화를 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사도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음식을 나누는 일, 재산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욱 소중한 일을 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는 오직 기도와 전도하는 일에만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재물과 음식을 나누는 일은 “신망이 두텁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들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자 하느님의 말씀은 널리 퍼졌고 예루살렘에서는 신도들의 수효가 부쩍 늘어났으며 수많은 사제들도 예수를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재물과 권력의 유혹에서 벗어 수 있는 그래서 영원한 삶에로 나아갈 수 있는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것이 하나있는데 그것은 ‘지도’입니다. 지도에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의 길이 자세히 나와 있고 어느 길이 가장 빠르고 손쉬운 길인지 나와 있고 어느 곳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가계가 있고 어느 곳에서 피곤한 몸을 쉴 수 있는지 나와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에게 있어서 ‘지도’란 어떤 것이겠습니까? 어제 세례를 받은 분들은 이제 하느님 나라로 갈 수 있는, 이 세상에 살면서도 참된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도를 얻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가 머무를 곳에 미리 가볼 것이다. 그곳은 머무를 곳이 참으로 많다. 이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너희가 들어갈 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우리가 가야할 하느님 나라의 지도입니다.
그분의 말씀과 행동과 기적은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이 표시된 지도입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우리의 지도이신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외길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인생은 연습이 없다고도 말들을 합니다.
우리의 지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한 번 뿐인 우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댓글 1

  • 2008년 4월 20일 오후 10:50

    실수로 지워져서 다시 올린 것입니다....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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