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

2012. 2. 5. 오전 5:15:36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제 생활을 하면서 주교님과 개인적으로 2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주교님께서 사제들을 개인적으로 부르실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하나는 칭찬하고 격려할 때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임무를 주실 때입니다. 다른 하나는 질책하고 야단칠 때입니다. 그리고 경고를 하실 때입니다. 저는 주교님과 두 가지 이유에서 다 면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만남은 칭찬과 격려의 만남이었습니다. 주교님께서 어디에서 들으셨는지 저의 좋은 점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영어도 잘 하느냐고 질문하셨고, 다음 인사이동 때는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주교님과 면담을 만친 후 기분이 좋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더구나 주교님께서 저를 인정해 주고 칭찬하셨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습니까?

두 번째 만남은 질책과 경고의 만남이었습니다. 첫 번째 만남이 있은 후 한 달 정도 지난 다음입니다. 주교님께서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왠지 느낌이 달랐습니다. 주교님의 비서실에서도 전에는 친절하게 마실 것을 주었는데 그날은 마실 것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저의 잘못을 지적하시고 주의를 주셨습니다. 이유는 제가 늦게까지 신자들과 술을 마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함께 술을 마신 사람들도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그런 것을 주교님께 고자질 한 사람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성당에 가서 기도하는데 성경책이 있었습니다. 저는 무심코 성경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욥기의 말씀이 펼쳐졌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드렸다면 하느님께서 나쁜 것을 주셨을지라도 감사드립니다. 나는 세상에 나왔을 때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몸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욥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지만 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욥은 그런 상황에서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감사를 드리면서 모든 고난과 아픔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그날 욥기를 읽으면서 모든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저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어떤 강사가 있었습니다. 그 날도 그 강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열띤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 강사는 수표 한 장을 높이 쳐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 돈을 갖고 싶은 사람 있습니까. 이 돈을 갖고 싶은 사람 손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그러자 세미나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손을 들었습니다. 강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 중에 한사람에게 이 돈을 드릴 생각입니다. 하지만 먼저 나의 손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쳐들었던 수표를 손으로 이리저리 마구 구겼습니다. 그리고는
“여러분 아직도 이 수표를 가지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다시 묻습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강사의 행동에 놀랐지만 역시 모든 사람이 손을 다시 듭니다. 그러더니 강사는 이번에는 그 10만 원짜리 수표를 땅바닥에 던지더니 구둣발로 밟으며 더럽혔습니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구겨지고 더러워진 그 10만 원짜리 수표를 집어 들고 아직도 그 돈을 갖고 싶은지를 또 다시 물었습니다. 또 다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 때 강사는 힘찬 어조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 수표를 마구 구기고 발로 짓밟고 더럽게 하여도 그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10만 원짜리 수표는 항상 10만 원짜리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삶 안에서 여러 번 바닥에 떨어지고 밟히며, 더러워지는 일이 있습니다. 실패라는 이름으로 또는 패배라는 이름으로 겪게 되는 그 아픔들 그런 아픔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당신이 실패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구겨지고 짓밟혀도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지닌 이 수표처럼 말입니다. 지금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희망과 용기를 내십시오.”

다시 말씀 드리면 우리 신앙인들은 내 시간과 삶은 내 것이고 성당에 나오는 신앙생활은 별개이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하느님 안에서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그분과 삶을 나누도록 노력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적을 행하시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셨던 예수님이십니다. 언제나 기도 중에 하느님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하지만 그런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제나 ‘모든 위를 위한 모든 것’이 되려했던 바오로 사도 역시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를 하나 읽어 드리겠습니다.
"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 이정하 -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댓글 1

  • 2012년 2월 7일 오후 4:51

    신부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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