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오랫동안 유배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비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새로운 희망을 전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잘 살아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가 크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주님의 손이 이 산 위에 머무르신다.”
저희 성당에는 작은 동산이 있습니다. 그 동산에는 잡목이 많습니다. 10년 전에 비가 오는 날 밤에 잡목을 몇 그루 베어낸 적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임야에서 대지로 형질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성당 맞은편의 아파트에서는 반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태풍 곤파스가 와서 나무 몇 그루가 넘어졌고, 그 핑계를 대고 다른 잡목도 몇 그루 베어냈습니다. 성당 맞은편의 아파트에서도 태풍에 넘어진 나무를 자른다고 하니까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지난번 폭우로 아파트와 성당 동산을 막아주는 옹벽이 일부 밀려났습니다. 아파트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였고, 구청에서는 이번 기회에 성당 동산의 잡목을 모두 베어내고 조경을 다시 해 주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원하던 잡목을 베어내는데 우리는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모두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잡목을 베어내면 그 자리에 백일홍, 구절초를 심고, 십자가의 길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잡목을 잘라내고, 아름다운 동산을 만들려고 했을 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일들을 이루어주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미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합니다. 그동안 자신을 감싸고 있었던 원망과 불평이 사라지는 것을 체험합니다. 성령께서 참된 자유를 주시고 마음 깊이 있었던 상처를 치유해 주시는 것을 체험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가족의 불화도, 갑자기 찾아온 병도, 이웃에게 느꼈던 서운한 감정도 오늘 우리는 미사를 통해서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불행은 불평의 문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우리가 오늘 이 피정를 통해서 감사를 드린다면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미사를 하면서도 아직 불평과 원망의 옷을 입고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불평과 원망의 옷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복’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것은 화려하고, 값비싼 옷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예복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감사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나눔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인내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용서의 옷을 입을 때 우리는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어제 아침에 제주도에 있었습니다. 주교님과 함께 서서울지역 교육담당신부님이 2012년도 교육계획에 대한 연수를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건강을 주셨고, 시간을 주셨고, 지혜를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만일 제가 왜 이렇게 저를 바쁘게 하느냐고 불평하거나, 원망을 하였다면 이 모든 일들이 커다란 짐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감사와 기쁨이 되지 못하고, 불평과 원망의 일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하느님 안에서 감사의 옷을, 인내의 옷을, 나눔의 옷을, 사랑의 옷을 입도록 합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연중 제28주일
2011. 10. 10. 오전 5: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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