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주일

2011. 10. 2. 오전 6:24:33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포도밭’입니다. 성서에서 포도밭은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합니다. 신약에서 포도밭은 주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뜻합니다. 교회란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이니 우리들 각자가 주님께서 가꾸시는 포도밭입니다. 오늘은 군인주일이기도합니다. 저도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군에서 있었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986년 10월 저희 부대는 안양의 몰악산으로 유격훈련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졸병이라서 고참들의 심부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격장의 담을 넘어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유격장의 담은 안양 교도소의 담과 연결된 담 이였습니다. 저는 자칫 잘못했으면 교도소의 담을 넘어 들어간 최초의 군인이 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교도소의 담이 조금 높았고, 다른 길을 찾았기 때문에 교도소의 담을 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순간 이였습니다.” 사다리는 무조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사다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놓여야 올라가는 것입니다. 목적지가 틀린 배는 아무리 노를 저어도 결국 잘못된 곳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또 하나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근무한 곳은 성당이었습니다. 어느 여름 날 부대에서 잔디밭에 뿌릴 비료를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골고루 비료를 뿌리다가 나중에는 ‘꾀’가 났습니다. 날씨도 덥고, 별일 없을 것 같아서 비료를 듬뿍 듬뿍 뿌렸습니다. 일은 쉽게 끝났고, 저는 느긋하게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지나면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비료를 골고루 뿌려준 잔디는 잘 자라는데 한꺼번에 듬뿍 뿌려준 잔디는 영양과다로 타들어갔습니다. 저는 그 일을 통해서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지금 당장 편 하려고 편법을 쓸 때, 그 결과는 반드시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흥5동 성당은 본당 설립 1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받는 포도밭으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시흥동 성당의 공소로 출발했습니다. 작은 공동체는 드디어 2002년 시흥 백산 성당으로 독립을 하였습니다. 상가건물에서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주변 아파트의 반대를 극복하고 2007년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새로운 성전을 신축하여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성당이 참 아름답습니다. 바로 앞에 산이 있어서 공기가 좋습니다. 사람들이 참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이는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마음에 담은 말씀을 삶을 통해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포도밭에는 때로 원하지 않는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분열의 씨가, 두려움의 씨가, 갈등과 걱정의 씨가 들어오곤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습니다.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기도한다면, 우리가 사랑한다면 그 어떤 시련도, 고난도, 아픔도 우리를 하느님과 맺어주신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끝으로, 형제 여러분, 참된 것과 고귀한 것과 의로운 것과 정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은 무엇이든지, 또 덕이 되는 것과 칭송받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마음에 간직하십시오. 그리고 나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것을 그대로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댓글 1

  • 2011년 10월 3일 오후 2: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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