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새벽 법원에서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구속하도록 판결을 내렸습니다. 구속이 곧 범죄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의 기소내용을 법원이 충분히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은 모든 사람들이 고향으로 향하는 추석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하고 구속을 시켜도 될 것 같은데 역시 법은 감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시를 이끌어갈 시장은 ‘자진사퇴’하였고, 교육을 이끌어갈 교육감은 ‘구속’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에 좀 더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심을 속이고, 사람을 비난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억누르는 이야기들이 아닌 서로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저녁에 가난한 동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두가 고향에 가지만 그곳 사람들은 가야할 고향도 없고, 반겨줄 가족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눈다고 하였습니다. 꼭 피를 나눈 사람들만이 가족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웃이고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내 형제고 내 어머니입니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내 형제이고 내 어머니입니다.’
잃어버린 지갑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지갑을 찾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골 길 버스가 오지 않아서 걸어가는데 고마운 사람이 두 시간 거리를 태워 주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교구에서도 지난번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서 지원금을 보내 주었습니다. 매번 본당에서 교구를 위해 2차 헌금을 보냈지만 교구에서 지원금을 받은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교구에서 보내 준 지원금을 보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먼 길을 걸어가던 엘리야에게 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엘리야는 천사의 도움으로 용기를 낼 수 있었고 하느님의 산인 호렙산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토비야는 라파엘 천사를 만나서 결혼을 할 수 있었고, 아버지 토빗의 눈을 뜨게 할 수 있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주님을 만났고 주님과 함께 빵을 나누면서 부활의 기쁨을 체험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서로에게 천사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 사람은 튼튼한 반석위에 집을 지은 것 같아서 삶의 풍랑이 다가와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도와주고 용기를 주고, 힘을 준다면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천사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준 따듯한 이웃을 만났다면 그 사람은 바로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