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2주간 금요일

2011. 9. 2. 오전 5:15:11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신학교엘 갔습니다. 6학년 학생들에게 ‘설교학’ 강의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에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야 합니다. 학생 때는 학생의 자리에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교탁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는데 처음이라서 그런지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설교학을 가르치던 신부님께서 은퇴를 하셔서 제가 맞게 되었습니다. 능력도, 재능도 부족한 제가 설교학이라는 과목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5대째 천주교를 믿는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성당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사 시간에 신부님의 강론을 듣는 것은 때로 지루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해서 앞으로 강론을 하게 되면 신자들이 기다리는 강론, 즐거운 강론, 일주일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강론, 영적으로 충만해지는 강론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학사논문과 석사논문의 주제를 ‘설교학’으로 정했고 그런 주제로 논문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했던 설교학 논문 때문에 제가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부족한 제가 학생들을 위해서 맡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금천구청 직원을 위한 미사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저는 미사시간 전에 고백성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고백소에 들어가려하는데 한 자매님께서 이렇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신부님! 주일 미사 빠지면 그때마다 고백성사를 봐야 하나요?’ 저는 그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신앙이란 과연 무엇일까? 근본적인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신앙이 나를 구속하고, 신앙이 나를 불편하게 하고, 신앙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막는 것일까? 신앙이 나에게 죄의식을 심어주고, 신앙이 나를 두려움과 공포로 가두어 두는 것일까?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갑니다. 의사는 처방전을 주고 우리는 돈을 주고 약을 먹습니다. 매번 아플 때마다 우리는 아무런 불평과 불만이 없이 돈을 주면서도 약을 먹습니다. 우리의 몸을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입니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약을 먹지 않으면 몸이 더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몸이 아프지 않도록 평소에 운동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몸이 건강하면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돈을 주고 약을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즐겁게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우리를 억누르고,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신앙은 우리 안에 맺힌 것들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오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았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 제자들을 판단하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에게는 신앙은 삶을 구속하고,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또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갈등을 일으키는 많은 경우도 미리 판단하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절친했던 친구가 갈라지는 경우도 충분히 듣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남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참된 신앙은 이해와 용서, 인내와 관용이라는 그릇에 담아야만 더욱 빛을 낼 것입니다.

 

댓글 1

  • 2011년 9월 2일 오후 12:48

    아멘!

매일복음 묵상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