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가 한 트럭
송경자 수녀/울산장애인복지관장
서민 식탁의 즐거움이었던 고등어까지 값이 올라 치솟는 물가를 실감하고 있던 얼마 전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수녀님, 딱히 이웃에 봉사도 못하고 사는데 저희가 팔고 있는 고등어를 좀 드릴 테니 사람들과 나누어 드셨으면 해요.” 단숨에 달려갔더니 좀 주겠다던 고등어를 1톤 트럭 가득히 실어주었다.
장애인 시설, 공부방, 양로원, 노인요양원, 아동기관, 모자시설, 미혼모공동체, 행려인 시설, 무료급식소... 고등어를 받아든 사람들에게서 피어오르는 넉넉한 미소는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 식구들에게 귀한 고등어를 돈 걱정 안하고 푸짐하게 먹일 수 있게 됐다’는 소리 없는 마음들이 느껴졌다.
집집마다 식탁에서 졸여지고 구워진 고등어가 무수한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었을 생각에 며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았다.
요즘은 재능기부, 문화기부가 유행이다. 국악, 오케스트라, 성악, 미술, 인형극, 무용단...
공연예술과는 소원한 장애인을 위해 공연하러 오는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해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찾아가는’ 공연인데다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곁들여지고 다양한 악기 소리도 들려주며 멋진 성악가가 만화영화 주제가도 들려준다.
1시간 음악회를 위해 멀리 전라도에서 이곳 울산까지 5시간 차를 타고 오기도 한다.
우리 복지관 직원들은 연중 20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하기로 되어 있다.
매일 만나는 이들이 장애인이고 업무가 사회복지인데 달리 무슨 봉사가 필요할까 하겠지만 복지시설의 관리 운영은 자원봉사자의 손길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자원봉사를 몸소 실천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을 참으로 이해하게 된다.
시간을 내어 노인들 식사를 수발하고 밀린 청소와 빨래를 한 후 온몸에 울려 퍼지는 그 기쁨을 무엇과 비교하랴!
우리 상지의 옥좌 소속Pr에서도 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다윗의 탑Pr에서도 경기도 포천에 있는 ‘나지르마을’(양로원)에 수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시간이 없다’ ‘거리가 멀다’라는 핑계(?)로 봉사활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전라도에서 울산까지도 멀다 하지 않고 봉사하겠다고 5시간을 달려가는데, 우리는 2시간 거리가 멀다고 사양을 하고 있으니...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실린 ‘고등어 한 트럭’이라는 수녀님의 글을 읽으면서 왠지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그에게 해주라고 하십니다. 요즘 Cu회의 때 사업보고에 특기사항을 검토하면서 우리 단원들이 활동에 너무 안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상에 보물을 쌓지 말고 좀도 도둑도 없는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으라고 하신 성경 말씀이 오늘따라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우리 함께 묵상해보시지요. (상지의 옥좌 꾸리아 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