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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음의 평화가 어떤 상태일까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산다는 것에 치어서 아무 정신이 없다가도 왜 이러고 있나 하는 불현듯 스치는 생각들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의 평화가 지속되면 이런 불안이나 초조함이 사라질까 생각을 하는 것이죠.
수도자들이 매번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는 고통들이 있을 것이라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것들 그러니까
수도자들의 마음 상태는 정말 저 강물처럼 잔잔할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 믿습니다.
성격적으로 게으르지만 무언가에 빠지면 헤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함부로 다가서지 못하는 것이 제겐 있습니다.
제 스스로도 무서운 것이 있어서 심심풀이로 하는 게임이나 고도리 이런 것을 하지 못합니다. 아예 시작을 하지
않죠. 2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첨에 노트북을 사서 테트리스란 게임을 하게 됐습니다. 주말당직을 섰을 때인데
토요일 오후 사관회의 끝나고부터 월요일 아침 사관회의 전까지 밥은 라면으로 떼우고 잠도 안자고 게임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게임을 한 적은 없습니다. 사회생활 하면서 직장동료들끼리 그 흔한 스트크래프트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작하면 잘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스스로를 무너뜨린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저를 옆지기는 독한 놈이라고 놀립니다. 그것 하나 조절 못하냐면서 웃습니다만..
그때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리고, 도박은 절대 안된다며 심심풀이 고도리도 절대 절대 하지 말라는 부친의
눈부라림에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살았죠.
하여간 마음의 평화를 말하면서 왠 게임 이야기일까요. 그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안 것이 있다면 마음의 평화는
집착에서 벗어남이 곧 평화라는 것이죠. 물론 실천은 잘 안됩니다. 그러나, 예전에 몰랐던 것을 그나마 알았다는
것이 중요하죠. 사는 것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별개의 문제이듯이 일단 알았으니 실천해야죠.
수도자들은 무슨 집착에서 벗어나려 노력할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이
그들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인도 때때로 해당되는 것이지만 보통은 돈에 관한 것이죠. 그리고, 명예심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남에게 보여지는 외모와 외관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한국사람입니다.
개인주의 사회인 이곳은 남의 눈치 신경쓰지 않습니다. 남이 무슨 차를 끌든, 어떤 집에 살던 그것은 그 사람
일이고 나는 나입니다. 자식이 공부를 잘 하면 공부 쪽으로 가도록 해주고 아니면 일찌감치 직업전선에 뛰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먹고 사는 것 별반 차이 나지 않습니다. 도토리 키재기라서 한국사람처럼 스트레스 받고
살지 않습니다. 여기 살며 좋은 점이 바로 그것이죠. 남 신경 쓸 필요없이 살아간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마음의
평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전히 한국에서처럼 자식이 무슨 대학 가고 좋은 직장 들어가 잘 살기를 많은 한국사람들이 원합니다.
누구 아들은 의대 갔네, 누구 딸은 치대 갔네 하는 것들을 듣습니다. 이곳에 살면서도 버리지 못한 한국식 정서에
웃음이 나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되버릴 자식들은 이제 한국사람이 아닐텐데도 여전합니다. 저는 어떨까요.
저도 다른 집 자식들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론 부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사람들 이야기죠. 제 아이는
분명 다르고 그놈의 적성대로 살아갈 것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제 아이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저는 그 장점을 잘 살릴 일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어떤 일이 됐든지 상관없는 곳이 이곳이니까요.
옆구리 담 들었다고 쉰 것이 이제 딱 2주 됐네요. 전 같았으면 불안해 안달복달 했을텐데 아무렇지 않을 것을 보니
어느정도 마음의 평화가 실현된 듯 합니다. 구도자들 만큼은 아니어도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고 사는 이곳
시골생활이 저는 좋네요. 간단하게 그리고 아무 꺼리낌 없이 사는 삶. 마음의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