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월요일

2011. 3. 21. 오전 5:02:22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엄청난 자연의 재난 앞에 인간은 한 없이 약하고, 작게만 느껴집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지진과 쓰나미 앞에서는 국가의 기능이 마비 될 정도로 혼돈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안정된 전력을 공급해 주던 원자력 발전소가 엄청난 방사능을 배출하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우리는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병원에도 가고, 약도 바르고 치료를 받습니다. 몸의 각 지체는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한 지체가 아프면 그 부분만 아픈 것이 아니라, 나의 온 몸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이번 재난 앞에서 인류는 일본이 인류 공동체의 한 지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일본의 재난과 일본의 아픔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는 인식을 함께 하였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앞을 다투어 일본에 인도적인 지원을 하였습니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다른 나라에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제 일본은 자신들이 도움을 주었던 그 모습으로 다른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긴장과 갈등, 분열과 대립은 우리가 하나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상생과 협력, 정의와 공동선은 우리 모두가 지구라는 푸른 별에 함께 살아야 하는 공동체임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친한 친구와 구슬치기를 하다가 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저의 목을 조르고 있었고, 저는 친구의 급소를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놔!’ 그러면서 서로 먼저 놓지를 못하고 한참을 울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우리는 서로를 향해서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습니다. 눈물을 멈추고 사이좋은 친구가 되어서 다시 구슬치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가끔씩 어릴 때 그 사건을 생각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씩 친구들과 다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릴 때처럼 상대방의 급소를 잡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곤 합니다. 내가 먼저 자존심을 버리면 쉽게 끝나는 일들도 오래 가는 것을 봅니다. 신자들의 모습에서도 가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별 것 아닌 일인데 화해를 하지 못하고 한동안 어색한 침묵으로 상대방이 먼저 용서를 청하기를 바라는 것을 봅니다.

북한에서 백두산의 화산 활동에 대한 공동조사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백두산의 화산은 비단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은 서로 대립하고, 자존심을 내세우고, 서로가 먼저 용서를 청해야만 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공동 조사를 하면서 서로 자존심을 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경제 교류를 통해서 남과 북은 분명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 교류를 통해서 오랜 앙금을 털어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산가족의 상봉을 통해서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역사 우리는 함께 살았던 가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려 주십니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 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댓글 1

  • 2011년 3월 21일 오전 8:01

    토요일 주일학교에서 큰 딸아이에게 <성경읽기 스케쥴표>를 나눠주어 딸아이와 같이 성경을 읽었습니다. 큰아이가 "엄마는 성경 다 안읽었어?"하길래, "응, 다 못읽어서 너랑 같이 읽으려구."했더니...딸아이가 의아한 눈으로 "엄만 나이도 많은데 왜 아직까지 다 못읽었어?"합니다. 순간 부끄러워지며..."그러게..."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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