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추석입니다.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없을 거라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보름달처럼 둥근 보름달이 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어제 의정부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모처럼 형, 형수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사제로 생활하면서 명절에 함께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늘도 저는 이곳에서 본당 가족들과 함께 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이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오늘은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몇 가지 들려 드릴까 합니다. 잘 들으시고 식구들 만나면 말해 주세요.
모세는 시나이 산에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 충성을 다하고,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내용입니다. 모세 이후 1500년이 지날 즈음, 예수님께서는 산에 올라가셔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잘 아는 진복팔단입니다. 모세의 십계명과는 달리, 부드럽고, 따뜻한 내용입니다. 가난한 이, 자비를 베푸는 이,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행복하다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종로의 막걸리 집에 사람들이 글을 벽에다 적어 놓았습니다. 보통은 ‘지연 영철 사랑해, 개똥이 왔다가다, 왔노라, 마셨노라, 취했노라.’와 같은 글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새로운 십계명’이라는 글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하긴 예수님께서 진복팔단을 알려주신지 2000년이 지났으니 새로운 계명이 나올 때도 된 것 같습니다. 한번 읽어 드릴까요?
1. 일일이 간섭하지 말 것
2. 이말 저말 옮기지 말 것
3. 삼삼오오 모이는 곳에 열심히 참석할 것(구역, 반 모임입니다.)
4. 사력을 다해 싸우지 말 것
5. 오기로 일 그르치지 말 것
6. 육체적 스킨십을 많이 할 것
7. 칠십 퍼센트로 만족 할 것
8. 팔팔하게 활동 할 것
9. 구구 절절 변명하지 말 것
10. 십 퍼센트는 남을 위해 살 것
저는 그 중에서 10번째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십 퍼센트는 남을 위해서 살 것!’
지난 영성피정 때 주교님께서 해 주신 말씀입니다.
남자들은 태어나면 어머니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결혼을 하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들이 할 때는 누구의 말을 잘 들어야 할까요? ‘내비게이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긴 내비게이션의 음성안내는 언제나 여성이 하는 것을 듣곤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그 여성의 딸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합니다. ‘칠십, 칠십, 칠십’ 우리가 속도를 줄이지 않을 때 주로 그런 말을 하죠.
우리 민족은 가을의 첫 수확을 하느님께 감사드렸고, 이웃들과 함께 나눌 줄 알았습니다. 저도 어릴 때, 추석 심부름을 많이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신문지에 소고기 반근, 돼지고기 한 근을 싸서 친척 어른들에게 전해 드렸던 기억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새로운 십계명에서 말한 것처럼 10 퍼센트는 나눌 수 있는 넉넉한 추석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제 1독서는 풍성한 결실에 대한 축복입니다. 물론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것에 대해서 기뻐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에도 원칙과 기준이 있습니다. 우리가 노력하지만 결국 결실을 맺어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국 결실의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쌓아야 할 결실은 재물만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남자가 참아야 하는 것은 눈물만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쌓아야 하는 결실이 눈에 보이는 재물과 돈만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의 창고에 사랑을 쌓아야 합니다. 희생과 봉사를 쌓아야 합니다. 나눔과 기도를 쌓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눈에 보이는 재물과 돈을 원칙과 기준으로 삼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오늘 제 2독서는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재물을 많이 모으고 물질적으로 성공하는 것에 있지 않음을 이야기 합니다. 주님을 섬기다 죽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인에게 원칙과 기준은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재물과 물질의 진정한 소유주는 바로 하느님이심을 깨닫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은 우리가 가진 재물과 물질을 이웃과 나누며 우리 마음의 창고에 사랑과 희생 그리고 나눔과 섬김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원칙과 기준에 충실한 추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