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서 기도하는 날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은 비록 체구도 작고, 무기도 별로 없었지만 큰 칼을 든 거인 골리앗을 이겼습니다. 비록 졌지만 지난 수요일 새벽에 있었던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의 경기와 비슷했습니다. 북한은 세계 105위의 실력이라고 합니다. 브라질은 세계 1위 팀입니다. 북한은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2:1로 패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록 패했지만 북한 팀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남한도 그리스를 이겼고, 아르헨티나와는 안타깝지만 패했습니다. 남과 북이 긴장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월드컵 경기에서만큼은 서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둥근 공처럼 남과 북의 관계도 서로를 포용하고, 인정하는 상생과 협력의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싸움을 기억합니다. 사소한 일로 서로 싸우는 아이들이 서로 뒤엉켜 있습니다. 덩치가 작은 아이는 덩치 큰 아이의 급소를 잡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작은 아이의 목을 움켜잡았습니다.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합니다. ‘놔!’ 그러나 서로 쉽게 놓지를 못하고 울고만 있습니다. 주위에서 그 모습을 보면 우습기도 하고, 안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6.15 남북 정상회담, 10.4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텄습니다.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개성공단, 서해 공동 이용 등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북한 팀이 경기를 하면 같은 마음으로 응원을 하였고, 올림픽 경기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하기도 했습니다. 군사, 사회체제의 통일은 어렵지만 경제, 문화의 협력은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였고, 가시적인 결실도 맺었습니다. 서울의 인기가수가 평양에 가서 공연을 하기도 했고, 평양의 기예단이 서울에 와서 환상적인 묘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남, 북의 협력과 화해의 분위기는 몇몇 사건들을 통해 급속도로 냉각되었고, 금강산 개성 관광은 중단되었고, 남북 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도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남쪽은 확성기를 설치하여 대북 심리전을 전개하겠다고 합니다. 북쪽은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겠다고 합니다. 남쪽은 두 배의 사격을 하겠다고 합니다. 작은 우발적인 사고가 자칫 큰 싸움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에 사망한 여행객이 있었습니다. 불미스러운 사고이기에 남쪽에서 조사단을 보내겠다고 했을 때, 북쪽은 거절하였고, 나중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2년 후에 남쪽의 서해에서 우리 군함이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원인 규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쪽에서는 북한의 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남과 북의 대화는 중단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북쪽에서 검열단을 파견하겠다고 합니다. 남쪽은 북쪽의 검열단 파견 제의를 거절하였습니다.
인간의 관계는 꼭 시비를 가려야만 해결되는 것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남과 북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비를 가리려고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엉킨 실타래는 더욱 심하게 꼬이게 됩니다. 불가에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원망은 해결되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 원망은 해결되나니 이 가르침은 영원한 진리이다. 시비(是非)란 본시 그른 것만 취한다면 해결되지 않으며, 옳고 그른 것을 동시에 놓아버려야 끝이 난다
宗敎란 으뜸가는 가르침이라는 한자라고 합니다. Religion은 엉킨 실타래를 푸는 의미가 있는 영어라고 합니다. 으뜸가는 가르침으로 세상사의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이 종교라면 그리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그리하여 참된 구원의 문에 도달하려면 꼭 是非를 가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처님이 말씀하셨듯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普施와 容恕 그리고 사랑이만이 시비를 해결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냉각된 남과 북의 문제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