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52명의 본당 교우가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견진성사를 통해서 성령의 특은을 받으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영적인 성장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웃을 위해서 성령의 은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앙은 나눌 때 성장하고 커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요일에 KBS는 추적 60분에서 ‘나에게 환자는 선물이었다.’라는 프로를 방영했습니다. 추적 60분은 주로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면서 잘못된 모습을 드러내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의 방송은 한 의사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보도하였습니다.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은 지난 4월에 63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의사였습니다. 그분은 편안한 삶과 경제적인 부를 포기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20년간 의료봉사를 하였습니다. 그동안 그분이 세운 요셉의원을 찾았던 환자들은 400,000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행려자, 알코올 중독자, 돌봐줄 사람들이 없는 독거노인들에게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원장은 따뜻한 아버지와 같았습니다. 본인도 위암 말기로 투병활동을 하면서도 세상을 떠나는 하루 전까지 환자들을 위해서 진료를 하였다고 합니다.
요셉의원이 처음 생겼을 때 저의 아버지가 병원에서 사무장으로 봉사를 하셨기 때문에 선우경식 선생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난한 이, 불쌍한 이웃들을 먼저 생각하던 그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진실한 신앙인으로 어려운 이웃,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서 열정을 불태우셨던 선우경식 선생님이 또한 독실한 신앙인이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우리 본당에서 점심 봉사를 해 주시는 한 형제님도 요셉의원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치료를 받았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지 가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그 형제님을 보며, 요셉의원은 육체의 병을 치유한 것뿐만 아니라, 영적인 치유도 하였음을 알았습니다. 선우경식 선생님의 장례미사 때는 그분 때문에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았던 많은 분들이 함께하였고, 그분의 마지막 가는 길은 그분을 통해서 치료를 받았던 분들이 동행하였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신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신앙과 신념을 온 몸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는 그런 분들을 존경하는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홍도엘 잠시 다녀왔습니다.
공소에서 신자 분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습니다. 54년 동안 공소를 지켜 오셨다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진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신부님이 못 오시기 때문에 2달에 한번 혹은 3달에 한번 미사를 드린다는 그분들에게 미사는 그 어떤 것 보다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전 신자가 모두 고백성사를 보시고,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너무나 쉽게 미사를 참례할 수 있지만 ‘우리는 또 많은 이유 때문에 하느님의 커다란 선물인 미사의 은혜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등대를 찾아갔습니다.
언제나 뱃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불을 밝히는 등대를 보면서 우리들의 신앙 또한 그래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외로운 섬, 외로운 등대에서 근무를 하는 분을 보았습니다. 찾아오는 손님이 반가워서인지 등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시고, 커피도 주셨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많은 배들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는 등대와 등대지기를 생각합니다. 노랫말처럼 외로운 밤바다를 지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컴퓨터로 작동되고, 숙소는 웬만한 콘도보다 더 잘 지어졌지만, 섬에 홀로 몇 년 씩 있는 것은 고독과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피겨의 여왕, 피겨 요정’이라는 김연아 선수가 ‘스텔라’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별’을 뜻하는 스텔라는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님을 뜻하기도 합니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김 선수가,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지치고 병든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는 진정한 스텔라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의 말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단단한 바위위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아서 거센 폭풍우가 몰아쳐도 안전하다. 그러나 나의 말을 듣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위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아서 조그만 비에도 쉽게 무너진다!’ 쪽방촌의 슈바이처 선우경식 선생님, 54년간 공소를 지켜온 공소회장님과 등대지기, 이제 신앙의 별이 되고자 하는 김연아 선수 모두 단단한 바위위에 신앙의 집을 지었습니다. 우리도 또한 말씀이라는 단단한 바위위에 신앙의 집을 세우고 실천을 통하여 주님을 따르는 신앙의 별이 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