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으셨지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기 때문에 물도 거룩해졌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은총으로 세례를 통해서 죄가 사해지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이 태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세례를 받은 친구에게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성서에 보면 예수라는 사람이 많은 기적을 했는데 나는 그것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당신은 이제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예수라는 사람이 행한 그 기적들을 믿습니까? 그러자 세례를 받은 친구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신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예수님께서 그런 기적을 행했다고 믿습니다. 세례를 통해서 내가 많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세례를 받기 전에 나는 술을 마시면 끝까지 마셨고, 다음날 출근을 못할 때도 많았고, 아내에게는 폭언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화를 냈고, 세상이 모두 나쁘게 보였습니다. 희망도 없었고, 우울했습니다. 하지만 세례를 받고 나서 저의 삶은 변했습니다. 술도 거의 마시지 않게 되었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게 되었고, 아내와 가족들도 이제 나를 좋아합니다. 세상은 아름답고, 제게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소경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중풍병자가 치유되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았던 친구는 세례를 받은 친구의 말을 듣고 그렇다면 나도 신앙을 갖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멋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꼭 누가 만들어 낸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진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라도 저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세례의 핵심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례를 받은 다음에 변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에 하느님께서 계시고, 모든 결정의 순간에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제1독서는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지난 월요일에 새벽미사에 오신 분들과 아침을 함께 먹었습니다. 代父를 서신 분께서 새벽미사에 나오시는 代子들과 함께 미사 후에 식사를 하자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12월 달에 세례를 받으신 분 중에서 새벽미사에 나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셨어도 새벽미사에 나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례를 받고 나서 변화된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새벽미사에도 나오는 새 영세자들께서 신앙의 기쁨을 느끼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충실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잔치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는 스승이라 불리기를 좋아한다.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세례를 받아서 깨끗해진 우리는 살면서 세상의 때가 묻게 됩니다. 그래서 교만해지고, 나태해지고, 미움이 생기고, 시기하고 질투를 하기도 합니다. 세례를 받은 햇수가 신앙의 깊이와 비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전에 세례를 받았어도 신앙이 퇴보하고, 하느님과 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믿는 사람끼리 다투기도 하고,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뒤에서 흉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밭에 악의 세력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신앙생활을 잘 하기 위한 좋은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겸손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도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라.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나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말은 겸손함을 보여 줍니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교우 여러분!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변화된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