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대림 제 1주일입니다. 대림은 기다림입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약속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가진 엄마가 출산을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위해서 세상에 오셨고,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고, 죽었지만 다시 살아나셨고, 이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다음 버스를 타도되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많은 준비를 할 것도 별로 없습니다. 다만 차비만 있으면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조금 중요합니다.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를 생각하기도 하고, 옷은 무슨 옷을 입을까를 고민하고, 식사는 무엇을 먹을까도 고민합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설레임이고, 기다림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출산을 앞둔 엄마의 기다림은 훨씬 중요합니다. 아이를 위해서 옷도 미리 사두기도 하고, 아이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기도하고, 출산의 고통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이를 낳는 것만 아니라면 그런 출산의 고통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 것입니다. 저는 남자라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은 정말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4주 동안 2000년 전에 우리를 위해서 오셨던 예수님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주님께서 앞으로 우리들의 삶을 이끌어 주시도록 지금 나의 행동과 나의 말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그 준비와 마음 자세로 특별해야 할 것입니다.
대림은 주님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는 주님을 체험하는 시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세상 끝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주님은 미사 때 성체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현존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불감증 때문에, 우리의 욕심 때문에 어쩌면 늘 우리 곁에 오시는 주님을 애써 모른 체하고 해마다 성탄절을 기다리면서 대림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님은 늘 우리 곁에 계셨는데 우리는 애써 대림절을 지내면서 다른 330일은 주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는 것처럼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집에 고상을 걸어 놓고 있습니다. 어떤 집은 화장실에도 고상을 걸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의 집에 주님께서 현존하고 계십니까! 주님이 계시는데 부부싸움을 하고, 아이들을 때리고, 큰소리가 나고, 주님 보시기에 합당하지 않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집에는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님의 현존을 삶으로 드러냈던 베드로 아저씨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고물을 모아 파는 베드로 아저씨가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베드로 아저씨는 배움도 적고, 가진 것도 적었지만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삶으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우리 집, 식구로 알고, 하루에 천 원씩 준비해서 한 달 후 교무금으로 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었기에 금 수저를 준비했고, 주님의 밥을 늘 퍼서 놓았습니다. 작은 방에 지성소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예수님 자리, 금 수저, 방석을 준비했습니다. 과연 나는 사제관에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얼마나 믿고 있는가 생각하니 베드로 아저씨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100프로 믿고 금 수저까지 준비한 베드로 아저씨에게 존경을 드렸습니다.
기다림이란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1) 어떤 약속을 의식하고 기다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2) 기다림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능동적입니다.
3) 기다리는 사람은 인내하는 사람입니다.
4) 기다림은 함께 하는 행동입니다.
2009년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왜 오셨는지, 무엇을 하셨는지, 무엇을 주셨는지 생각하면서, 주님의 오심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