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7주일

2012. 2. 19. 오전 5:04:58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에는 척사대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척사대회는 3가지가 좋았습니다. 첫째는 넓어진 마당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어도 마당이 넓으니 모두가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날씨입니다. 오늘도 날씨가 춥고, 2주 전에도 추웠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는 날씨가 포근했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제가 속한 복사단이 우승을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예선 탈락을 주로 했는데 1등을 하니까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힘이 대단합니다.

“어떤 열심한 신자가 길을 가다가 수렁에 빠졌습니다. 마침 구조대가 와서 말을 합니다. 구해드릴까요? 그러자 열심한 신자는 말을 합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지켜 주실 거예요. 구조대는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이제 열심한 신자는 몸이 가슴까지 수렁에 빠졌습니다. 구조대가 다시 와서 또 물었습니다. 이제 정말 구해 드릴까요? 그러자 신자는 말을 합니다. 아니요, 하느님께서는 저를 구해 주실 겁니다. 구조대는 할 수없이 다시 돌아갔습니다. 열심한 신자는 이제 목까지 수렁에 빠졌습니다. 구조대가 다시 왔습니다. 이번에 구하지 못하면 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심한 신자는 다시 말을 합니다. 저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저를 구해 주실 겁니다. 구조대는 떠나갔고, 열심한 신자는 결국 죽어서 하느님께로 갔습니다. 신자는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저는 기도를 많이 했고, 열심히 살았는데 수렁에 빠졌을 때 왜 저를 구해 주지 않으셨는지요?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무슨 말이냐! 나는 너를 구하려고 3번이나 구조대를 보냈는데 못 만났느냐?” 누군가가 만들어 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수렁에 빠진 우리들에게 예언자를 보내 주셨습니다. 성인 성녀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들 예수님까지 보내 주셨습니다. 그런데 수렁에 빠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내미는 구원의 손길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나오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깊이 수렁에 빠져들고 맙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분, 술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 도박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지만 나름 자신의 생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점점 그 수렁에 깊이 빠지고 맙니다.

며칠 전에 마티아 신부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가끔씩 제게 상의를 하시곤 합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신부님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아는 것은 이야기를 하고, 단지 들어주기만 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휴가를 가있는 동안 어떤 분이 찾아 오셨다고 합니다. 물론 처음 보는 분입니다. 그 분은 신부님께 금전적인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마음이 착한 신부님께서는 그분의 한 달 치 고시원 월세를 내 주시고, 약간의 도움을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문득 그분이 다음에 또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예전에 마티아 신부님과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94년도에 용산에 있을 때입니다. 한 사람이 저를 찾아 왔습니다. 마침 그 때도 본당 신부님은 어디 가시고 안 계셨습니다. 그분은 고향에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친절하게 서울역까지 모시고 가서 기차표를 마련해 드렸습니다. 마티아 신부님처럼 계란에 사이다 사먹을 정도의 돈은 드리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그런 분들이 상습적으로 성당을 찾아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순수한 마음은 하느님께서 알아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이 수렁에 빠진 것인지, 아니면 사기를 치려는 것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지혜롭게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도우려는 그 순수한 마음은 간작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작은 도움이, 우리들의 친절한 말이, 우리들의 위로의 말이 지금 수렁에 빠진 이웃에게는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구원의 손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이 있습니다. 펭귄들은 추운 겨울이 오면 함께 모여서 체온을 유지 합니다. 몇 천 마리가 함께 모여 있으면 가운데 있는 펭귄은 덜 춥습니다. 하지만 바깥에 있는 펭귄은 자칫 잘못하면 얼어 죽게 됩니다. 펭귄들은 누구 시키지 않아도 가운데 있는 펭귄들이 시간이 되면 바깥으로 나와서 바깥에 있던 펭귄과 교대를 합니다. 이것을 ‘허들링’이라고 합니다. ‘나 하나쯤 나가지 않아도 누가 알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펭귄들이 그렇게 시간이 되면 따뜻한 가운데 자리를 양보합니다. 그렇게 해서 펭귄들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태어난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펭귄들과 다른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 하나쯤 하지 않아도 별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이런 무관심이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어둠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듭니다. 불의와 부정, 부패와 비리는 바로 이런 ‘나 하나쯤’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들 속에서 자라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는 혼자서는 주님께 올 수 없었습니다. 바로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을 버린 이웃들의 도움 속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십자가의 길, 사순특강, 본당 피정이 있습니다. 판공성사가 있고, 극기와 자선이 있습니다. 모두가 나 하나쯤이라고 생각한다면 본당의 많은 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황제 펭귄처럼 내가 바깥으로 나가서 추운 눈보라를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모두 수렁에 빠진 이웃들에게 하느님께서 보내는 구원의 천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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