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서울대교구의 사제서품식이 있는 날입니다. 새 사제들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목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합니다. 사제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늘 추구해야 합니다. 그런 사제가 될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기도합니다.
어릴 때 기억입니다. 동네 야산에 떨어진 ‘삐라’가 있었습니다. 형들은 그 삐라를 동네 파출소에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면 경찰 아저씨가 연필도 주시고, 공책도 주셨습니다. 저도 한번 삐라를 갔다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삐라는 다른 사람이 보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을 찬양하고, 남한을 비난하는 내용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저는 삐라대신에 ‘용공, 불온서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을 의식화 시키는 책들의 목록이 있었습니다. 그런 책들은 북에서 넘어온 삐라는 아니었습니다. 남쪽의 작가나 학자가 쓴 소설이나 학술서 였습니다. 황석영, 조정래, 리영희 선생님의 작품들도 속해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꼭 그런 것들이 불온서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체제에 대한 비판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난은 용납이 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며칠 전의 보도를 보니 군에서 ‘종북 인터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 군인들은 듣지 못하도록 통제를 했다고 합니다. 군인들은 나라를 지켜야하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정부를 비판하는 매체를 접하면 정신무장이 해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중에는 ‘애국전선, 나는 꼼수다.’와 같은 인터넷 방송도 있다고 합니다.
요즘 MBC 기자들과 PD들이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공정한 보도를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KBS, YTN의 기자와 PD들도 연대해서 공정한 보도를 하기위한 투쟁을 함께 한다고 합니다. 언론과 방송은 정보와 보도를 통해서 우리사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알릴 수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편에 서서 편파적인 보도를 한다면 이는 언론과 방송이 제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회적인 약자의 이야기를 보도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을 이야기 하는 것도 필요한 것입니다. 현 정부에 대해서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된 것들에 대해서도 발전적인 비판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대안 매체들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언로를 이끌었던 기존의 언론과 방송이 제 기능을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지혜롭고 똑똑했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백성을 이교도의 풍습과 문화로 물들였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언론과 방송이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인도하지 못하면 그런 언론과 방송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을 것입니다. 언론과 방송의 기본적인 기능은 ‘소통’입니다. 소통은 일방적인 편파 보도가 아닙니다. 모든 이들의 의견이 함께 공유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소통을 말씀해 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에파타’입니다. 일방적인 편파 방송이 아닌 쌍방향이 서로 이해하고 말 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소통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병자들, 굶주린 이들과 소통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소통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