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의 초창기 회합에서 단원들은 수련기와 선서식에 대해 결의했습니다. 곧 수도회의 수련기와 허원식을 모방해서 예비단원의 수련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정규 단원이 되려면 반드시 선서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정규 레지오 단원으로 등록되기 위해 성모님께 의탁하면서 성령께 봉헌하는 기도문입니다. 이 선서문은 그리스도교 문학 작품으로서 성령과 마리아, 사도직 정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지닌 걸작 중의 하나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 선서문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가 지은 봉헌문을 모방해서 프랭크 더프가 만들었습니다. 언젠가 그가 성령강림 대축일에 맞추어 시토회 봉쇄 수도원에서 지내고 있을 때 레지오 마리애의 조직 체계 안에 선서 제도가 있어야 하며 그 선서는 반드시 성모님을 통해 성령께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은총의 전달자는 성모님이지만 은총을 베푸시는 분은 성령(하느님)이신 까닭이었습니다.
선서문의 첫 구절은 이렇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성령이시여, 저(성명과 세례명)는 오늘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등록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러나 저 스스로는 합당한 봉사를 드릴만한 능력이 없사오니 저에게 오시어 저를 당신으로 채워주소서.”
이 처럼 모든 레지오 단원은 주님 탄생 예고 때에 마리아께서 “예,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응답한 것을 본받아 성령께 봉헌하면서 성령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성령은 모든 은총과 거룩함의 근원이시고 영성 생활의 원동력이십니다. 단원들의 성화와 사도직 생활에서 성령 신심은 필수적입니다. 이 때문에 레지오는 회합을 시작할 때 “오소서, 성령님” 하면서 먼저 성령께 대한 기도부터 합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이 없으면 어떠한 사도직 생활도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레지오의 선서문을 알지 못하면 레지오의 성령 신심뿐 아니라 레지외 사도직과 영성을 파악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본은 선서문의 해설로서 쉬엔넨스 추기경이 저술한 ‘사도직 신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교본 128쪽 참조).
“레지오 선서문은 성령과 성모의 관계가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맺어진 두 사람의 계약임을 드러낸다. 곧 성령은 우리 쪽으로 내려오는 하느님의 사랑이고 성모는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인간적인 사랑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라는 사고신경 구절처럼 두 사랑이 만나는 지점으로 계약의 매듭이다”(사도직 신학 41-42쪽)
성령께 선서한 모든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을 본받아 은총을 베푸시는 성령께 전적으로 의탁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모님처럼 성령의 인도를 따라 개인 성화와 사도직 활동에 정진해야 합니다.
예비단원은 선서를 하기 전에 선서문을 천천히 여러 번 읽어 선서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선서에 임해야 하겠습니다. 평신도 사도직단체로서 레지오를 제외하고는 수련기간을 거쳐 성령(하느님)께 선서를 하는 단체는 없습니다. 이 하나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만하지 않습니까. 기존 단원들도 선서문을 통해 자신이 선서한 내용을 다시금 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