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로 산다는 것은?

2016. 1. 29. 오후 1: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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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로 산다는 것은? 

우리 민족은 강한 평등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과 똑같이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쓴다고 합니다. 같다는 생각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모습도 많습니다. 너무 쉽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학원에 네댓 곳에 보내는 초등학생 엄마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왜 그렇게 많은 학원에 보내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딴 아이들도 다 가는데 내 아이만 안가면 뒤질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남들도 하는데 나도 해야지.’라는 평등 의식이 답이었습니다.

남과 비교하는 대화에도 익숙해져 있습니다. ‘옆집 사람은 안 그런데 왜 나만 그래야 돼?’ ‘부자들은 이렇게 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무시당하지 않아아이들도 자주 비교당합니다. ‘아빠 친구 아들은 안 그러는데.’ ‘엄마 친구 딸은 이렇게 하던데.’

비교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기분이 상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열등의식을 체험합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암시해 준 것들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 그때의 상처를 자녀에게 덧씌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돌아보아야 합니다. 세월은 약이 아니라 마취제일 뿐입니다. 상처는 치유하지 않으면 또 다른 상처를 낳습니다. 

추안 릭파이는 태국 총리를 두 번이나 한 인물입니다. 193863녀의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9남매를 키우기 위해 행상을 했습니다. 법대를 졸업한 추안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고 하원의원 11선을 기록한 뒤 마침내 총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노점상을 계속했습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날마다 두부와 떡을 팔았습니다.

아들이 총리인데 노점상을 이제 그만 두셔야하지 않나요?”하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안 총리 어머니의 대답입니다.

아들이 총리가 된 것은 그가 잘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노점상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사 하는 일에 만족합니다.”

추안 릭파이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남기신 가장 큰 가르침은 성실함입니다. 다른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신 것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유혹은 비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인정받고 싶은 충동입니다. 남보다 한 발 앞서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가톨릭 신자로 산다는 것, 그것은 남과 같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변화되어야 합니다. ‘남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한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나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꿔지지 않습니다.

욕심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갈증이 더 심해집니다. 깊은 산 속에 둥지를 만드는 새는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샘물을 마시는 다람쥐도 배가 부르면 주저 없이 돌아섭니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장 신영복 선생님은 도로와 길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도로는 정해진 목적지까지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굽은 길은 바르게 펴고, 막힌 길은 터널을 만들어 뚫습니다. 도로에서는 달리 무슨 생각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도로의 목적은 정해진 장소를 달리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길은 다릅니다. 길은 여정입니다. 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길을 가다가 잠시 파란 하늘을 보기도 합니다. 길섶에 코스모스가 바람에 춤을 추는 것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높은 언덕이 보이면 잠시 쉬어가기도 합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목적지가 올 바라야 합니다. 이것이 眞善입니다. 목적지가 올 바르지 못해서 인생을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막가파, 지존파와 같은 사람들은 목적지가 올 바르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사는 사람들도 목적지가 올 바르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빨리 가면 갈수록 실패한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올바른 목적지가 있다고 해도 그 가는 길이 올 바라야 합니다. 그것이 眞美입니다. 진선하지 않은 진미는 없습니다. 진미하지 않은 진선도 없습니다. 우리 인생의 목적지가 올 바르다면 우리가 가는 그 길도 올 바라야 합니다 

끝으로 최민순 신부님은 시를 함께 감상하시죠.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기를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내가 가는 길에 부딪히는 돌이 저절로 굴러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넘어지게 하는 돌을 오히려 발판으로 만들어 가게 하소서.  넓은 길, 편편한 길 그런 길을 바라지 않습니다다만 좁고 험한 길이라도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주와 함께 가도록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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