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가난한 사람입니까? 부자입니까?

2013. 11. 1. 오전 1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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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난한 사람입니까? 부자입니까? 

엊그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프란치스코 형제님이시죠? 여기는 ㅇㅇ장애인재활원입니다. 그동안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 연말이 다가오네요. 어려우시겠지만 이번에도 전처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명절무렵이나 연말이면 양로원 복지시설 등 이러저러한 곳에서  걸려온 전화를 많이들 받으시죠?

저는 이 전화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왜냐고요? 사실 일 년에 두세 차례 그것도 그냥 적선하는 것도 아니고 장애인들이 정성들여 만든 물건을 받고 물건 값으로 지불하고 있는 곳에서 전화를 받았거든요. 사실 퇴직을 하고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전화를 받다보면 많이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오늘 책을 읽다가 홍문택 신부님의 글 당신은 가난한 사람입니까? 부자입니까?’라는 짤막한 글을 읽으면서 물건을 받고 돈 주는 것도 자선이냐?’라며 제 자신에게 반문을 하였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편에 있는 사람일까? 가난한 사람일까? 부자일까?’ 부자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가난하지는 않습니다. 끼니를 굶지도 않고, 쇼핑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또 어려운 곳에서 도움을 청하면 많이는 못해도 손사래를 치지는 않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저는 부자가 맞네요돈 많은 부자님들처럼 마음껏 쓰고, 쓰는 것으로 즐기지는 못해도, 그래도 별로 아쉬운 것 없으면 부자가 맞지요. 

나는 가난한 사람입니까? 부자입니까?’라고 홍문택 신부님께 물어볼까요? 

한 사람 : 나는 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입을 것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또 한 사람 : 나는 쪼그리고 앉은 그대보단 입을 것도 있고

                    먹을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도 누구에게 줄 마음은 생기질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 : 그럼, 당신은 가난한 사람입니까? 부자입니까?

 

비록 많은 돈은 없어도 마음이 부자인 사람, 그 사람이 부자가 아닐까요. 언제나 넉넉한 마음을 지니고 콩떡 하나라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사람이 하느님 앞에 떳떳한 부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가지고서도 쓸 줄 모르는, 아니 꼭 써야할 곳에 돈이 아까워 쓰지를 못하는 옹색한 그런 사람이 정말 가난한 사람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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