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
지독하게 가나나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도 어렵게 산 그 사람은 진절머리 나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다 옆집 부자에게 찾아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부자는 아주 간단했지만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나는 꾸준하게 도둑질을 했습니다. 도둑질을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나는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게 되었고 한 2년 정도 도둑질을 하니 어느 정도 저축까지 하게 되었고 조금 더 열심히 도둑질을 하니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이런 부자가 되었습니다.”
의외의 간단한 비결에 그 가나난한 사람은 쾌재를 불렀고, 어떻게 도둑질을 하여야 하는지 그 방법은 묻지도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뒤 가난한 사람은 밤에 이웃 마을에 숨어들어 여러 집 물건을 이것저것 훔쳤습니다. 하지만 곧 잡혔고, 사람들에게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맞은 뒤 겨우 풀려났습니다.
그는 부자가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분을 참지 못하고 당장 찾아가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의 욕을 가만히 듣고 있던 부자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느냐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언제 내가 그런 도둑질을 말했소! 나는 하늘이 내게 내려 준 자연을, 바람과 비를 그리고 들과 땅을 훔쳤단 말이오. 훔친 땅에다 바람과 비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짐승을 키워 이렇게 부자가 되었단 말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이 귀한 것들을 훔쳤다고 해서 하늘은 결코 나에게 벌을 주지 않았다오. 하지만 당신은 훔치라는 것은 훔치지 않고 남의 노력을 훔치니 벌 받는 것은 당연한 이리 아니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짜 고기는 늘 쥐덫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공짜라고 생각하면 얻은 것은 사실 공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성실과 노력이라는 소중한 재산을 버리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삶이라는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력이라는 거름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기 원한다면 피와 땀과 눈물이라는 3가지 봉헌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지난 9월 25일 선종한 김희자 젬마 자매님의 장례미사를 한독병원 장례식장에서 봉헌하였습니다. 많은 교우 분들이 이 미사에 함께 하였고, 미사 중 그와의 석별을 슬퍼하는 흐느낌이 있었습니다. 젬마 자매님은 레지오 단장으로의 역할도 소임을 다하였지만, 구역장으로서, 프란치스코 재속회 회원으로서, 그리고 본당에서의 여러 가지 봉사활동에 솔선수범 하셨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항상 밝은 미소가 있었고,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교리신학원을 수료하였으며, 작년에 함께하는 여정을 수료하였고, 금년에는 공의회학교를 수료하는 등 영성적인 면에서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을 모두 훔쳤습니다.
그는 세례 때마다 대모를 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대모를 서주겠다고 자청하였으며, 건강이 좋지 않아 성당에 나와 교리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직접 찾아가 방문교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세례자 중에서도 방문교리 중에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교우들은 그의 석별을 더욱 애도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젬마 자매를 너무도 어여삐 보시어 급하게 불러가셨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르틴루터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이 아닌 주님께서 주신 재능을 훔쳐 즐겁게 살다 가신 김희자젬마 자매를 본받는 레지오 단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님! 김희자 젬마 자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