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화위지(橘化爲枳)

2010. 1. 26. 오후 10:26:55

1
글자
물귀신 작전의 희생자가 되지 말자
                       -안상현의 인생의 참고서에서 옮긴 글입니다.-
 
서로 미워하는 두 사람이 한 배를 탔다. 한 사람은 앞쪽에 다른 한 사람은 뒤쪽 끝에 앉아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었다. 얼마 후 갑자기 풍랑이 일면서 배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앞쪽으로 앉았던 사람이 조타수에게 외쳤다.
 
배의 어느 부분이 먼저 가라앉을 것 같소?”
 
아무래도 뒤쪽이 먼저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오?”
 
나는 죽어도 상관이 없소. 다만 나보다 내 원수가 먼저 죽는 꼴을 보고 싶기 때문이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말이 있다. 있는 그대로 풀이하자면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주위의 환경에 따라서 사물의 성질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고사다.
 
춘추시대의 유명한 명재상 안영이 초나라를 방문하였다. 초나라 왕은 안영이 제나라의 뛰어난 인재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모욕하기 위한 방법을 짜내었다. 마침내 제나라 출신의 죄인을 데리고 와서 제나라 재상인 안영에게 모욕을 주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얼마 후 안영이 도착하자 초나라 왕은 잔치를 베풀면서 그를 환영하는 척하였다. 잔치가 무르익을 때쯤, 관리들이 한 사람을 포박하여 왕 앞으로 끌고 왔다.
 
포박당한 자는 누구인가?”
 
제나리 사람인데 도둑질을 했습니다.”
 
안영을 놀려 줄 욕심에 왕은 넌지시 말했다.
 
제나라 사람은 정말로 도둑질을 잘하는 모양입니다.”
 
그러자 안영은 이렇게 대답했다.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다릅니다. 그 까닭은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백성들 중 제나라에서 나고 성장한 자는 도둑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나라로 들어오면 모두 도둑이 된다고 합니다. 초나라의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잘하게 하는 것입니다.”
 
안영을 놀려주겠다던 왕은 안영의 지혜로 오히려 자기가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물귀신 작전을 쓰는 사람이 많다. 후배나 동료들이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면 꼭 이런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거? 내가 다 해봤는데 안 돼. 소용 없는 일이야.”
집에 일찍 들어가면 뭐해. 술이나 한 잔 더 하자구.”
너무 열심히 하지마. 우리 회사는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알아주는 곳이 아니야.”
 
이런 말들은 그때그때 기분에서 나온 말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발목까지 잡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과 같다. 내가 다 해봤으니까 더 이상 도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내가 못했으니 너도 성공해서는 안 된다는 말과 같고, 술이나 한잔 더 하자는 말은 내가 일찍 집에 들어가지 싫으니 너도 늦게 들어가야 한다는 말과 같고,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은 내가 인정 받지 못하고 있으니 너도 인정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것이 발목 잡기가 아니고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들의 말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동료들의 밑거름이 되어주지 못할망정 그들의 발목을 잡고 같이 물에 빠져 죽자고 나서는 사람의 동료가 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옛 성인들이 ‘부정적인 사람을 보거든 즉시 그 자리에서 도망쳐라’고 했던 것이리라.
 
어진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으로써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대상까지 영향을 미치게 하고, 어질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대상으로써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까지 영향을 미치게 한다.”
 
맹자의 말이다. 어진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어질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실패로 인해 동료나 가족들까지 실패하게 만든다. 맹자는 이런 어질지 못한 사람들에게 쓴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귀신 작전을 쓰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들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들의 말을 거부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길을 가자면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판단력 또한 따라줘야 한다.
 
이럴 때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으면 그들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생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물귀신 작전에 휘말라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들을 잃어버리는 것이 낫다. 그렇게 해서 당신을 떠나갈 사람이면 어차피 머지 않아 떠날 것이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제 조카딸(크리스티나)이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쁘레시디움 협조단원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가끔 e메일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조카 딸이 성경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성경구절이 있어서 적어 보낸다고 집회서 7,32-36의 말씀을 적어 보내왔습니다.
저도 마음에 와 닿는 성경구라서 함께 묵상하고 싶어 올립니다.

 
집회 7: 32-36

<
가난한 이와 억울한 이>

네 복이 완전해 지도록
가난한 이에게 네 손길을 뻗어라.

살아있는 모든 이에게 호의를 베풀고
죽은 이에 대한 호의를 거두지 마라.

우는 이들을 버려두지 말고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슬퍼하여라.

병자방문을 주저 하지 마라.
그런 행위로 말미암아 사랑 받으리라.

모든 언행에서 너의 마지막 때를 생각하여라. 
그러면 결코 죄를 짓지 않으리라.
 
                    <좋은 밤 되세요.>

 

 

Ronan Hardiman - Heaven
 

댓글 2

  • 2010년 1월 27일 오전 8:19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10년 1월 29일 오전 7:21

    아침에 좋은 글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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