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떨어지는 소리

2005. 6. 27. 오후 4:09:49

글자

오늘 은 주일

 

어제 피정에서  특전미사를 봤기때문에

오늘 하루종일 집안일을 하면서 가족들과 같이 온전히 보낼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마침 농장 개장을 철거하는 일을 해야하기때문에 힘이 많이 들것을

생각하여

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고

실장갑을 끼고, 허름한 일복을 입고,

챙넓은 모자를 쓰고  작업장으로 들어 갔습니다

일 못하는 사람이  준비는 철저하답니다

그리고 내가 뭘 도와줄까요 하며

부자간에 땀을 뻘뻘 흘리는 농장으로 들어 갔더니

내 모습을 본 두 남자가

시원한 얼음물이나 떠오라고 하면서

오늘 내가 할일은 앵두따는 일이라며

농장 밖으로 나를 내몰았읍니다

내집에 열린 앵두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생활

아침 일찍 나가  어두워질때나 들어오니.....

농장 옆 앵두나무엔 앵두가 쌔빨갛게 달려

가지가 다 휘어져 있었습니다

 

재미로 한두개는 따봤어도 앵두한나무를 다 딸려니

그것도 꽤 시간이 걸리더군요

따다보니까 나름대로 요령도 생기고

큰 그릇을  밑에다 놓고

작은 그릇을 바로 가지밑에 놓고 녹아내릴듯한

손톱만한 앵두를 터질새라 흝어 내리는데

작은 그릇에 앵두 떨어지는 소리

 

도로록, 도로로록, 도록 도록,

 

그러면서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깊은 기도에 대한 생각이

나더군요

이주변에 작은 자연의 소리까지 다들릴수 있는 여유가 생길때

주님의 말씀도 들리는 것은 아닐까

 

몇시간을  앵두나무에 매달려 있다보니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조금 남은 앵두는 까치밥이라는 명목하에

오늘 앵두따는 일은 끝내겠다고 하니

두 남자의 야유가 만만치 않더군요

 

오늘은 아주 편안한 주일이었습니다

 

댓글 4

  • 2005년 6월 27일 오후 4:49

    성모님 몇단일까요? 앵주알 묵주기도 하신 레지나 자매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 2005년 6월 28일 오전 12:46

    그러네요. 앵두알 묵주기도라....^^ 저역시 피정때의 주님말씀에 계속 귀를 기울이려 합니다. 자꾸만 신앙체험을 해주신 형제님의 18번 성가가 흥얼거려지더군요.^^

  • 2005년 6월 28일 오전 10:14

    한폭의 그림같은 주일날 풍경이군요.이끌리는 생활이 주는풍요로움.

  • 2005년 7월 2일 오전 12:06

    천국이 따로 없네요. 그곳이 바로 천국인 것 같아요. 천국에서 생활하시는 자매님이 부럽기도하고 그래서 그렇게 얼굴도 마음씨도 예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