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대축일미사를 남한산성순교성지에서

2005. 9. 25. 오후 10:06:17

글자

+찬미예수님!

 

파아란 가을 하늘과 높다란 십자가 그리고 푸르름으로 우거진 숲속.

저는 오늘 남한산성 순교성지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본당에 행사가 있어서 교중미사가 없는관계로 아버지를 모시고 새벽미사를 봉헌하긴 하였습니다만, 밤새도록 나의 양심에서 주님께 지은 죄가 떠올라 몹시 괴로운 마음으로 주일 미사 참례를 하였습니다. 5년전의 일이었지만 그때는 주님께 제가 잘못을 저질렀다는것조차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저의 잘못을 가슴속 깊은 곳에서 부터 회개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를 순교성지에서 보고자 오후 2시에 미사가 있었지만 저는 길이 막힐것도 우려하여 미리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일찍 성지로 향하였습니다.

그런데 도착하니 보통 성당안에서 미사를 봉헌하는데 오늘은 타본당에서 단체로 성지순례를 와서 특별하게 야외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야외 성당터에 대형 깔판을 준비해놓으시는 사무장님을 도와 깔판의 여기 저기 묻은 흙먼지도 닦으면서 저는 주님께 주님! 저의 이 죄묻은 영혼도 이처럼 깨끗하게 씻기도록 자비를 베푸소서. 속으로는 이렇게 기도를 하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살면서 친한 사람과는 나의 비밀이야기나 제3자의 험담도 하고 했는데, 이런것들이 정작 하느님께는 얼마나 비양심적인 행동인가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합리화하며 그사람은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은 저의 영혼에게 더욱더 독이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오늘은 주님께서 올바르게 성찰하도록 해주시고, 고해성사로써 저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제 영혼을 맑게 해주셨습니다.  병상생활이후 저는 너무나 편한 생활로 인하여 또다시 주님과 거리감이 생긴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주님께서는 저의 영혼을 위하여 양심의 소리를 들을수 있게 하셨습니다.

고해성사를 보고 맛보는 주님의 거룩하신 성체! 그것은 저에겐 어둠속의 빛이었고, 목마름중에 시원한 물한모금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고해성사를 보기전에는 얼마나 떨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비양심의 생각으로 '아니야, 다음에 보자. 다음에 또 기회가 있잖아.'라고 하는겁니다. 저는 이런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생각이 아님을 알기에. 계속 주님께 용기를 달라고 청하며 자비의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마음을 지닌 저에게 주님께서는 용기도 주셨고 자비도 베풀어 주셨습니다. 순교자 성월에 순교자 대축일에 순교 성인들의 얼이 가득한 이곳 남한산성 성지에서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할수 있게 해주셨으니 말입니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저는 그동안 자만심으로 가득했던 제 자신을 반성해보면서 아버지와 함께 먹을 저녁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평상시에 집에 있는 성서CD를 틀어놓고 말씀을 들으며 저는 이것 저것 반찬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요? 원래 저는 음식을 잘 만들줄 모른 편입니다. 그래서 항상 음식하는게 두렵고 하기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사랑이 가득해지면서 아버지가 맛있게 드실것을 생각하며 이것 저것 씻고 썰고 끓이고 절여서  아버지가 드실수 있는 반찬을 3가지나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도 힘들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고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주님과 일치하면 내가 두렵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이처럼 척척 해나갈수가 있다는것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보통때의 저는 반찬 한가지를 만드는데 1시간이상이나 걸리는데 오늘은 반찬을 3가지나 만들면서도 하나도 힘이 들다거나 어렵다거나 하지가 않았습니다. 순간 깨달은것이 아하! 주님과 일치하며 모든것은 주님께 맡기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알아서 순서대로 척척 준비해주심을 알았습니다.

참으로 주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평생 음식을 만들면서 오늘처럼 즐거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저희 아버지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자주 기도하고 말씀을 듣지 않으면 이런 기쁜이 오래 가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늘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것입니다. 혹시나 지금 고해성사를 망설이시는 분이 계시다면, 우리를 악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마시고 언제나 사랑으로 이끌어주시고 자비를 베풀어주시는 구원자 예수그리스도께 양심을 맡겨 보세요. 마음속에 어둠이 가시고 희망이 솟아난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머무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상. 안젤라의 주님 체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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