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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 - 김낙필
세상살이가 뭔지도 모르는, 철 없서인지 모자라서 인지 그건 모르겠고. 세월이 널널해서 영화나 보고 통속 소설책이나 보고 뒹굴뒹굴 인생 반자락, 악착같은 마누라가 입히고 씻기고 멕이고 재우고, 마누라복이 터진 놈도 있고. 애꺼정 공부잘해서 U..C..뭔가 겁나게 유명한 외제대학 장학생 이라던데..참 인생살이도 여러가지다. 평생 남자가 손에 물마를날없고 쎄가 빠지게 벌어서 식구들 치닥거리로 평생을 보낸 엿갖은 인생도 있는데 자식복은 커녕 마누라 얼굴보기도 힘들다. 사주팔자 더러우면 머슴마냥 살다가 가는거이다. 이렇게 동창생인 P씨와 S씨는 매주 토요일날 한시에 산에서 만난다. 남한산성에서,관악산에서,청계산에서,수리산에서 같이 등산을 한다. 산중턱에서 생멸치 고추장찍어 막걸리도 한잔하고, 내려오면 소주에 생태찌개 저녁먹고 오케이 당구장에서 커피내기 쓰리쿠션 당구도 친다.
한놈은 좀만 늦으면 마누라 전화가 빗발치고, 한놈은 열흘이 지나도 찾는 쥐새키조차 없다.
바람은 한쪽으로 부는데 두 놈 가는 팔자방향은 너무도 다르다
강은 한쪽으로 흐르는데 나부끼는 갈대방향은 시시각각이다
팔자는 이미 태어나면서 정해진 것이라서 하나는 제황(帝王), 하나는 머슴(雇奴).
나는 평생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사는 사내 "구만득"이고
쟤는 대학원까지 나와 박사학위까지 땃어도 손에 습진까지 걸리며 살림하는 남자 "성공남"이다.
김낙필 시인의 바람의 길이라는 위의 글을 읽고나니 웃음이 났다.
참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우리 인생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인생이란 것이 정해진 길 위를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아마 이것을 달리 말하자면 팔자라는 것이리라.
예전에 어른들께서 팔자타령 팔자타령 하셨더랬는데,
어리석게도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촌구석에 사는 촌사람들이 뭘 알아서 팔자를 논할 수 있냐 뭐 이딴 생각이었다.
그런데, 참 살아보니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너무 오만방자했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한편으로는 정해진 길 위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지 않을까 가끔 생각하기도 한다.
무언가 이루고자 할 때는 내 믿음대로 될 것이라는 주문 때문에 그래야한다고 하는 것이고..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내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된 것 같아 팔자를 들먹이게 되는 것이다.
앞에 놓여진 정해진 길을 왜 따라가지 않았을까.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왜 그것을 헌신짝 버리듯 했을까.
이 모든 것이 내 의지대로 내 인생을 살고자 했던 내 스스로에 대한 몸부림이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