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2011. 7. 1. 오후 9: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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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도시락 먹을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학창시절 어머님께서 싸주시던 도시락에 추억이 참 많은 세대인데, 요즘은 급식을 하죠.
김칫국물 흘려 책가방도 냄새나고, 책도 벌겋게 변해서 학기 중에 창피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난로에 올려 누룽지를 만들기 위해 난로 옆에 있는 급우들이 돌아가며 도시락을 바꾸던 기억도 있네요.
점심 전 수업시간은 그야말로 도시락에 넣은 반찬이 익는 냄새로 진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기는커녕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죠. 그 시절 그 친구들도 역시 저처럼 그 기억에 기대어 웃음 지으리라 믿습니다.
 
이곳 호주에 와서 옆지기가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도시락 싸기입니다.
한국처럼 급식을 하지 않으니 매일 도시락을 아침 일찍부터 싸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도시락이 필요하죠.
직장다니는 사람이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사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도 한번도 싸가지고 다닌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힘들어 합니다. 매일매일 무슨 반찬을 싸야 하느냐가 고역일 것입니다.
샌드위치 싸라고 하는데도 몸으로 일한다고 굳이 밥을 준비합니다. 노가다의 힘은 밥 힘이라나 뭐래나.
 
오늘도 점심에 옹기종기 모여서 푸른 하늘 아래서 각자 싸온 점심 도시락을 풀어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그 도시락을 보면서 느낀 것이 여자들의 마음이란 것이 거의 같구나 하는 것입니다. 물론 같이 맞벌이를 하는
사람은 조금 다르지만 남자들만 일하는 집안의 도시락은 대동소이합니다.
특히나 이곳이 아무리 호주라고 하지만 노가다 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들이 녹아있는 도시락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사랑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움 같은 것이 묻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도시락 위에 올려주시던 계란후라이가 아무리 식어도 맛있었던 것처럼
옆지기가 아침 일찍 준비한 도시락 반찬에도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안 고마운 하루입니다.
 
아들놈도 커서 제가 가진 행복한 도시락에 대한 추억과 같은 추억을 또한 가지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댓글 1

  • 2011년 7월 2일 오전 7:57

    참 맛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