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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반..모두 떠났다..
매년 있어온 여행에 혼자만 남아
덩그러니 커피를 씹는다.
텅 빈 자리에 그리움이 채워진다.
어찌할 줄 모르고..
그리움
업어 보기도 하고,
걸쳐 보기도 하고,
들어 보기도 하다,
메치기도 했다..
결국 그리움으로 숨을 쉰다..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 눈 사람 여관 , 이병률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겹의 인연이란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 물안개 , 류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 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 감을 두려워 한다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 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무를 수 없는것
시간이 가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을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뒤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 안개속에 숨다 , 류시화
왠지 아무에데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저마다의 애잔하고 누추한 기억의 서랍 하나쯤은
누구나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법이다
막상 열어보면 으레 하찮고 대수롭잖은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있는 것이지만
그 서랍의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사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서랍속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 , 사랑 , 추억의 잡동사니들까지 함꼐 소중해하고
또 이해해주는 일이 아닐까
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 아름다운 기억의 서랍, 임철우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환상이고
슬퍼도 울수없는 고통이며
만남이 없는 그리움은 외로움 일뿐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아쉬운 아픔이 되고
행동이 없는 생각은 허무한 망상이 된다
숨쉬지 않는 사람을 어찌 살았다하며
불지 않는 바람을 어지 바람이라 하겠는가
사람이 숨을쉬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살아있는 날엔 사랑을 하자
마음껏 울고 또 웃자
- 살아있는 날엔, 정유찬
문을 열자 더운 기운기 훅 끼쳤다
나는 밖에서 "참 따듯하네요" 했고 동시에
여자는 안에서 "상쾌한 공기가 들어오네요" 했다.
사랑은 늘 그랬다
완전히 다른말이면서도 같은행동
만나야 할 이유도
헤어져야 할 이유도
늘 함께하는
동시였다
내거 너를 향하고 있는 내내
- 사랑은 , 오철수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것에도 의지 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 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 할 때
그곳으로 돌아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라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을 의지 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라
- 저편 언덕 , 류시화
살아간다는 것은
져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 이외수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하지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있어야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것이다
- 신경숙 , 아름다운 그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