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3주일 미사

2013. 9. 6. 오후 1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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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3 주일미사. 지혜 9,13-18;필레몬 1,9-17; 루카 14,25-33

오늘 복음은 뭔가가 안 맞는 것 같은 예화가 중간에 들어있습니다. 예수님이 먼저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해놓고, 뒤이어 나오는 탑을 세우려고 할 때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지 계산해 보는 내용이나,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적을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 지 헤아려 보는 이야기가 과연 무슨 관계가 있길래 붙여 놓았을까요?

예전에 어떤 자매님과 사담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안부를 묻는 가벼운 자리였는데요. 단체 생활 할 만 하세요?” 라 물어보니, 그 분이 대답을 안 하고 우물쭈물 하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고민할 문제도 아닌 것 같아 다시 재차 물어보니 그제서야 이렇게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이 묻는 의도를 몰라서요.” 저는 그저 단순하게 할 만하냐고 묻는 거였는데, 그 분은 제가 무언가를 깔고 질문하는, 이른바 속을 떠보는 것처럼 받아들였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광경을 보면서 ~ 사회에 계시는 분은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는데요. 자매님의 이런 모습이, 어쩌면 사회에서 살기위한 지혜로운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복음에 나오는 예화처럼 계산하고, 헤아려보고, 그래야 손해 보지 않으니까요. 이게 여러분이 사는 사회의 방식입니다. 그야말로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겠지요. 이렇듯 잘 살기 위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이 하고 있는 방법을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계산방식은 무엇일까요? 하느님 나라의 공식은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이 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회에서 사는 방식이 그러하다면, 참다운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이것이 그 분을 따르는 방법이요, 공식인 셈입니다.

~ 이제부터 여러분의 머리가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복음은 이렇게 나오고 있는데, 내 실생활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대다수가 어떻게 합니까? 그야말로 얼치기 방법을 씁니다. 대충, 어느 정도 선에서, 각자가 정한 선을 긋고, 그 안에서 행동을 합니다. 실천을 합니다. 그래야 내가 산다고 여기지요.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깁니다. 제대로 확실하게 모든 것을 하느님께 투신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뭔가 뜨뜻미지근한 자신이 보이고, 이러면 안 된다는데.. 그렇다고 내놓긴 힘들고,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도 못하고... 이 괴리감... 어쩌면 좋을까요?

오늘 알렐루야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의 법을 먼저 알고 행할 때, 나머지는 쉬워집니다. 요즘 신앙인들이 예전 분들보다 부족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행하기 전에 머리로 계산을 너무 많이 합니다. 신앙인의 삶은 자기가 실천하면서 느껴가는 삶입니다. 즉 쉽게 말해, 육상선수가 운동장을 달리면서 가쁜 숨을 어떻게 들여 마시고 내뱉어야 하는 지, 보폭은 어떻게 조정을 하면서 달려야 하는 지를, 달리면서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분들이 어떻게 합니까? 운동장에 내려와 보지도 않고, 머리로만 계산합니다. 과연 이 선수는 잘 달릴 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신부님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연세 드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이 외아들이 아닙니다. 3형제 집안의 막내입니다. 그런데 다른 형제가 모시기 싫어하다보니, 모든 것을 버렸다는 신부님이 제일 효도 잘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신부님은 그 길을 가기 위해, 제일 먼저 집을 떠났지요. 그런 떠남의 정신을 실천했기에, 나중에는 어머님의 모든 사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욥이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 라며 악마의 간계로 모든 것을 빼앗겼지만,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자기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라는 고백을 하지요. 이 고백으로 말미암아 욥은 나중에 하느님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받게됩니다. 이것이 주님의 방식입니다. =잠시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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