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미사

2013. 8. 3. 오후 11: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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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8주일 미사. 코헬렛 1,2-23; 콜로새서 3,1-11; 루카 12,13-21

 예전 제가 서품을 받고 두 번째 본당에 있을 때 일입니다. 그 당시 주임 신부님의 연세는 제 아버지뻘이었지만, 본당 신부님은 처음이신 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소신학교, 동성학교, 대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만 계셨는데,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선물로 본당 주임신부님을 맡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본당 교우들은 그 신부님을 호의적으로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경험이 부족하다 는 이유였습니다. 그 동안 학생들만 가르쳤지, 본당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시는 분이라는 판단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곳 신자들은 말끝마다 신부님이 잘 모르셔서 그러는데요..’ 라는 말을 노래처럼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과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그 분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첫 마음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첫 마음이 무언지 두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봉성체 날이었습니다. 그 곳도 우리처럼 열악한 곳인지라 마흔 집이 넘는 환자들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제 몸 상태는, 심한 감기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날씨는 비가 오고 있었는데, 저의 그러한 모습을 보시고서는 곽 신부는 오늘 힘드니까 내가 다녀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감사합니다.’ 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습니다. 65세가 넘는 그 분의 뒷모습을 보며 아 저 분은 뭔가 다르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즉 배우고 가르친 데로 행동하는 진정한 실천인이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영성담당을 하셨던지라, 다른 본당에 가셔서 자주 강의를 하셨습니다. 강의 후에 본당에 오시면 본당에 있던 사목위원들 앞에서 나 돈 벌었어 하시면서 강의료 봉투를 흔들어 대시면서 바로 술값으로 직행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수완이 좋고 능력이 좋은 사람을 원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첫 마음이 다른 모든 것을 불식시켜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곳 교우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 신부님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 분께서는 아직 연세도 안 되셨고, 건강도 좋으셨는데도 불구하고, 5년을 채우지 않고 그 본당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셨습니다. 내가 오래 있어봐야 후배들에게 좋을 게 못 되지 하시면서 말이지요. 비록 쓸쓸한 퇴장이었지만 후배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모범을 보여 주셨는데요. 그 첫 마음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재산이란 그동안 쌓아놓은 업적이나 기술, 남의 칭찬도 포함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것이 나를 만들어준다고 지탱해 준다고 여기지요. 과연 그럴까요? 2독서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탐욕은 우상 숭배입니다.” 간혹 어떤 분을 보면, ‘나 아니면 안된다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품기 시작했을 때, 이미 그 사람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자기의 생각에 자신이 갇혀버리는 꼴이지요. 그 신부님이라고 첫 본당인데 왜 욕심이 없었겠습니까? 그 신자들의 불안한 반응에 대하여 일일이 다 대꾸하며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고픈 마음 또한 왜 없었겠습니까?

 

사랑하는 수유동 본당 교우 여러분

 성경에 보면 사무엘 예언자 시절, 이스라엘 백성들은 임금이 다스리는 다른 이웃나라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런 통치제도가 자기들을 살려준다고 여겼으니까요. 아무리 임금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해도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듣기를 마다하며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하였습니다. 본당이라는 곳도 예전 초기교회보다는 덩치가 커지다보니 사회의 시스템을 닮아갑니다. 또 그래야 잘 돌아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이곳은 무엇을 생산하는 곳도 아니요, 재화를 벌어들이는 곳도 아니며, 그저 보이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 잠시 묵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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