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7주 월요일

2013. 5. 12. 오후 10: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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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7주간 월요일. 사도 19,1-8;요한 16,29-33

제가 옹기장이는 아닙니다만, 도자기를 구울 때 보통 2번을 굽는다고 합니다. 초벌구이와 재벌구이이죠. 처음 흙을 빚고 800도 정도로 한 번 구워내면, 더 이상 흙이 아니라 도자기의 모습을 띱니다. 이제 그 위에다 모양을 내기 위해 송곳 등으로 긁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이미 흙이 아니기 때문에 초벌구이 옹기만을 따로 내놓고 파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도자기는 여기에다 유약을 바른 다음 재벌구이에 들어가지요. 이때는 1200에서 1300도가 넘는 온도로 구워냅니다. 이럴 때 조직은 더 치밀하게 올라오고, 발리워진 유약이 잘 스며들어 그릇의 색깔을 결정짓게 해주며, 견고함은 배가가 되는데요. 저는 2번이나 굽는 도자기 방식을 보면서 우리가 가야할 신앙심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를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자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대단한 고백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인정합니다’ 라고 말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주님은 그 말에 재를 뿌리듯 이런 말씀을 합니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주님의 수난이 왔을 때 당신의 말씀은 실현이 되는데요. 여기서 믿음도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면, 마치 한 번만 구워진 도자기처럼 될 수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럴 듯 하고, 남들도 그렇게 치켜 세워주고, 나도 거기에 걸맞게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내가 속아 넘어가는 꼴입니다. 앞서 제자들이 믿는다고 고백을 하였지만, 끝내 주님의 수난이 다가오자 그 분을 버리고 도망간 것을 보노라면, 뿌리내리지 못한 신앙, 설익은 신앙이었다는 것을 보게 해줍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럴 듯하게 보였던 삶이, 실제로는 완성된 것이 아니었음을 시인해야 하겠습니다. 순교 성인들이 온갖 고난과 피 흘림 속에서 참된 신앙인의 반열에 올랐듯이 우리도 겉으로 보여진 것에서 만족하지 말고, 뼛속 깊이 들어갈 때 그분의 가르침이 어떻게 “내가 세상을 이겼다” 고 하셨는 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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