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4주간 토요일

2013. 4. 26. 오후 8:02:11

글자

부활 4주간 토요일. 사도 13,44-52;요한 14,7-14

 예전 안동으로 휴가를 간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옥을 좋아하기에 한옥체험을 하려고 갔습니다. 물론 유명한 간고등어도 먹어야지요. 안동에는 유명한 사찰이 있습니다. 신라 문무왕 시절에 지었다는 봉정사 극락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 말처럼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찰에 머리 긴 남자가 왔다갔다 하니까, 그 곳 여승인 비구니께서 저라는 사람이 되게 궁금했나 봅니다. “뭐하시는 분이에요?” 묻길래 솔직히 ‘신부입니다.’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화색이 돌더니 자기도 예전에 천주교 신자였다는 겁니다. 그러다 어떤 책을 읽고 승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성불하십시오.’ 그분의 말을 듣고 길을 옮기면서 되내인 말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런거 있는데...’ 우리도 묵상과 관상하면서 사는, 수도승의 삶이 있는데, 그 분은 이 천주교의 세계를 속속들이 까지는 몰랐나 봅니다.

 불교 얘기가 나왔으니 좀 더 하겠습니다. ‘수지’ 라는 스님이 있었답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묻습니다. ‘부처가 어디있냐? 어떻게 해야 부처가 될 수 있고 만날 수 있냐?’ 고요. 그러나 뭘 묻던간에 그 스님은 아무 소리도 않은 채, 그저 엄지 손가락만 쭉~ 펴 보일 뿐이었습니다. 즉 이런 얘기입니다. 쭉~ 편 손가락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말로써 다 표현 못하지만 그대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언어나 문자에 얽매이지 말고 그냥 그대로 봐야한다는 뜻이었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필립보가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주십시오.” 라고 요청합니다. 그러자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그러면서 이런 말씀이 이어집니다.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매일 밤마다 주님을 품에 안고, 잠에 드는 우리입니다. 그런 우리는 또 아침마다 주님과 함께 일어나지요. 그렇다면 주님이 어디 계시는가 알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분이 말씀하시거나, 안하시거나, 행동하시거나, 그렇지 않건 간에, 나를 통해 임하시는 당신의 그 자리를 봐야 하겠지요. 그 자릴 쳐다볼 때, 우린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은 그동안 나를 통해 무언가 보여주신 삶을 사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은총의 나날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아야 하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