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3주일 미사.

2013. 4. 13. 오후 7:25:41

글자

부활 3주일 미사. 사도 5,27-41;묵시 5,11-14; 요한 21,1-19

여러분에게 질문 하나 던지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주님을 얼마나 사랑하십니까?’ 이 질문이 되게 단순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모범답안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저는 여러분께 모범답안을 원하지 않습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그 대답을 원하는데요. 그럼 다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주님을 사랑하십니까?’ 이제부터 이 질문이 그냥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슬슬 파악하기 시작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하느님보다 더 좋고 중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내가 하는 일 일수도 있고, 가족일수도 있고, 뭔가 하고자 하려는 나름의 계획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루가 복음 14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혼인잔치를 열었습니다. 원래 초대하고자 한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라고 말합니다. 분명 하느님의 초대보다, 하느님이 원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꼬집는 대목입니다.

  루가 복음 19장에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이 입성하는 장면입니다. 그 때 사람들은 예수님을 찬미하며 이렇게 외칩니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이여, 찬미받으소서. 하늘에는 평화, 하느님께 영광!" 그러자 군중 속에 끼여 있던 바리사이파들이 말합니다. "선생님, 제자들이 저러는데 왜 꾸짖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잘 들어라.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정도의 상황이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엄청난 응답일 것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지 않으면 당장 내 안에 난리가 날 만큼 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참례하고 있는 미사도 비슷한 상황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으로 시작하는 감사기도 부분에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라고 말하면 뭐라고 응답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미사 때 상황은 땅을 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터져 나오는 그런 응답보다는, 그저 그렇게 응답해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하는 그런 수준인데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많은 분들이 교회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고 지냅니다. 본인의 생활이 더 커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이 있지요. 마태오 복음 6장에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과연 무엇을 먼저 잡고 가야 할까요? 어제도 예비자 입교식이 있었습니다만, 천주교로 신앙을 택하는 분들의 상당수가 참 진리를 알려고 하기보다 이런 경우 때문에 오는 분들을 발견합니다. ‘다른 종교집단보다는 분위기 면에서 안정되어 있고, 집단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대중들의 입소문에 의하면 천주교가 다른 곳보다는 신자들에게 헌금 등을 심하게 강요하지 않는 체제이기에 편안하다고요.’ 이렇듯 대다수 분들은 본 상품보다는 옵션상품에 목을 메다보니 신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는데요. 하지만 진정한 것을 잡을 때에야, 비로소 내가 원한 것들을 곁들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텐데요.

 모든 제자가 도망간 마당에 당신은 정말 속 좋게도 먼저 찾아와 아침을 차려주십니다. 사랑이 어떤 것인지 먼저 가르쳐 주시면서 우리에게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물어보십니다.

  꽃이 화사하게 핀 봄입니다. 제 눈에도 이뻐 보이는데 여러분 눈에는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꽃의 화사함에 대해선 찬탄을 보이지만, 꽃이 생겨날 수 있는 배경인 뿌리의 고마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우리인데요. 마음의 평화,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꽃이라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쩌면 뿌리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 사랑을 해야 하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