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3주간 화요일. 사도 8,1-8;요한 6,35-40
기도 생활을 잘 하기 위해 듣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맛에 취하지 말라’ 는 것입니다. 주님의 음성은 나도 모르는 방향에서 다가옵니다. 그런 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예전 좋았던 그 느낌만을 원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맛만을 기다린다면, 다른 맛을 주시는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나를 릴렉스 시켜놓은 다음, 어디선가 살며시 부는 바람의 방향에 내 얼굴을 돌려봅니다. 그러면서 그 바람의 세기도 느껴보고,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도 맡아봅니다. 그런 뜻하지 않은 당신과의 만남이 다시금 나의 기분에 변화가 생기고 설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면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느껴왔던 맛을, 소가 되새김질 하듯 느껴보는 것입니다. 그럴 때 당신과 나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군중은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대다수 분들이 이런 상태에 머물고 마는 것은, 그동안 평소에 당신과의 만남속에서 다양한 맛을 느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계속 무언가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어떤 분임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꾸 요구할 필요가 없지요. 마치 자식이 엄마보고 ‘내 엄마가 맞느냐?’ 라고 자꾸 물어본다면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요? 엄마는 점차 슬퍼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요구하기에 앞서 이미 주님과의 시간 속에서 어떤 맛을 느껴보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맛은 그야말로 여러 통로를 통하여 다가왔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랑이 느껴졌던 적도 있었고, 용기가 났던 적도 있었으며, 무언가를 부산물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세상은 자꾸 신제품을 요구하고 새 상품을 요구하지만 신앙은 어떤 면에서 본다면 복습이요, 예전 것을 되새기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제껏 2천년간 교회가 해 온 얘기가 그것을 말해주지 않습니까? 그것을 먼저 들여다보아야 하겠습니다.
